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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사 안 되는데 '워라밸' 요구…한숨 쉬는 백화점

Jacob, Kim 2018. 2. 14. 19:06








2018년 2월 11일자





- 작년 백화점 판매액 전년比 2.1% 감소
- 통계청 "이커머스·아웃렛 부상 영향"
- 복지정책 확장에도 제동…"개점시간 단축 언감생심"





[기사 전문]




(사진=신세계백화점)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국내 유통시장의 ‘갑(甲)’으로 불리던 백화점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국내 소매시장에서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 아웃렛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어서다. 이 탓에 문재인 정부 기조에 맞춰 근무 단축 등을 고려했던 백화점업계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백화점 판매액은 29조24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소매판매액이 402조995억원으로 전년보다 4.4%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백화점 판매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3년 8.4%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 8.1% △2015년 7.8% △2016년 7.7% △2017년 7.3%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10년을 100으로 볼 때 판매액을 지수로 나타낸 소매판매액지수(불변기준)로 보면 백화점 판매액의 감소 폭은 더 크다. 최근 5년 동안 백화점 소매판매액지수가 증가한 해는 2016년(1.8%)뿐이었다. 2013년은 전년과 같았고 2014년은 -5.2%, 2015년 -2.5%, 작년 -2.6%를 기록했다.





반면 인터넷 쇼핑 소매판매액지수는 2014년 14.0%, 2015년 16.2%, 2016년 22.1%, 작년 18.8%를 기록하는 등 매년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아웃렛이 포함된 기타 대형마트도 2014년 15.8%, 2015년 8.4%, 2016년 23.7%, 작년 15.4%로 소매판매액지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비자는 과거 백화점에서 주로 소비를 했는데 최근에는 실속형으로 아웃렛이나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백화점 판매 부진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백화점 업계에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당장 정부가 골목상권 보호를 이유로 백화점 신규 출점을 규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점포의 매출까지 흔들리면서 백화점 직원들의 사기도 크게 꺾였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영업관리사원은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비롯해 매출을 늘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 매출이 크게 고꾸라졌다”며 “오전 9시에 출근해 12시간을 내리 일하는데 보람은커녕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새 정부 기조에 맞춰 백화점 근무사원들의 복지 혜택을 늘리려던 당초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그간 직원들의 ‘워라밸’(Work-Life-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전개해 왔다. 그 중 하나가 최근 신세계백화점이 발표한 개점 시간 30분 연장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다음 달부터 일부 점포의 개점 시간을 오전 10시 30분에서 11시로 30분 늦춘다. 올 들어 ‘주 35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며 임직원 근무 시간을 하루 8시간에서 7시간으로 단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임직원에게 ‘휴식이 있는 삶’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매출이 뒷걸음질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점포가 근무시간을 단축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세계 역시 영업시간을 줄인 탓에 협력업체의 매출이 떨어질 경우, 개점시간 단축을 원점부터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근무시간 단축을 원하는 일선 판매사원의 목소리를 익히 알고 있다. 삶의 질을 높이자는 정부의 기조에도 공감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처한 현실만 놓고 보면 (개점 시간 연장 등) 복지제도를 확대하기가 어렵다. 당장 장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건 너무 어려운 숙제”라고 말했다. 






박성의 (sl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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