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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권혁순칼럼]`신뢰가 검증된 친구' vs `위험한 친구'+中 공포·적대감 꾹꾹 눌러담아

Jacob, Kim 2019. 5. 17. 01:26








2019년 5월 15일자





[칼럼 전문]





이웃이 밉다고 해 외면하고 살 수 없어
어려울 땐 믿어왔던 친구가 도와주는 법
북핵 해결, 한미일 삼각 공조에 달려
최악 한일 관계, 이대로 방치해선 안 돼





1871년!, 신미양요가 일어난 해다. 조선의 백성들이 미국의 상선을 침몰시킨 사건을 빌미로 미국이 군함을 보내 강화도를 공격한 사건이다. 조선군이 목숨을 걸고 미국 군대에 맞서 싸워 많은 피해를 입었으나 이를 물리쳤다. 흥선 대원군은 척화비(斥和碑)를 세워 서양의 침략을 일깨우고, 서양과 교류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더욱 단호히 했다. 흥선 대원군은 신미양요의 승리 후 “서양 오랑캐가 침범하는데 싸우지 않음은 곧 화의하는 것이요, 화의를 주장함은 곧 나라를 파는 것이다.”고 했다. 이런 내용의 척화비를 전국의 주요 장소에 세웠다. 조선은 열강 제국주의가 득세하던 시기에 문을 닫아걸었다.




日, 美와 철저 공조로 실리 챙겨

 


결과는 쇠락이었다. 일본은 달랐다. 세계의 중심으로 들어가 강대국을 이뤘다. 지금 국제정세는 급변 그 자체다. 미국은 부족한 것 없는 `퍼펙트 슈퍼파워'(유일 패권국)를 이뤘다. 이에 `아메리카 퍼스트' 기치하에 2차세계대전 이후 그간 자유 서방진영의 보호자 역할을 하던 그 지위를 내려놓으려 하고 있다. 미국의 힘에 기대 생존했던 세계는 각자도생해야 함을 의미한다. 대한민국은 이런 살벌한 새로운 세상에서 스스로 생존을 확보해 나가야 하는 절박한 때다.

일본은 전쟁을 일으킨 원죄로 헌법에 전쟁 포기와 교전권 부정 등을 골자로 한 이른바 `전수방위(외국을 공격·침략하지 않고 오직 방위에만 전념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무력만을 가지는 것)' 원칙을 명시하고 자위대를 보유하고 있다. 국군이 아닌 자위대라고 하나 전부 간부로 구성돼 있다. 유사시 훈련소를 거친 병사를 충원할 경우 수백만명의 정규군으로 전환할 수 있다. 현재 육해공 자위대가 보유한 첨단 전력만 갖고서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군사력이다. 이런 일본의 아베 정부는 `보통 국가'를 목표로 미일동맹 강화에 매진해 미국과 한 몸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이도 모자라 미국과 형제지간의 우애를 자랑하는 영국과 친(新)영일동맹까지 추구하고 있다. 일본이 우리보다 돈, 힘, 자존심이 없어 패권국 미국과 한 몸이 되지 못해 안달하는 줄 아는가. 일본은 국제정세 변화 속에서 향후 직면할 최대 과제로 미국 우선주의를 직시한 것이다. 북핵도, 중국의 일대일로(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대규모 대내외 프로젝트)도 아니라는 것이다. 21세기 절대 패권국인 미국을 꼭 붙들고 가겠다는 일본의 냉철한 계산이다.

그러면 대한민국은 어떤가. 북한은 이미 핵을 완성했다고 봐야 한다. 미국과 세계는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강력한 대북(對北)제재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국가 안위와 직결된 북한 핵문제를 놓고 `민족공조' `평화가 경제'니 하는 사이 북한 비핵화 문제는 흐지부지되고 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바로 1년 전 판문점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어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조우했다. 남북 정상은 반갑게 손잡고 분단의 선을 함께 넘었다가 다시 내려왔다. 도보다리를 산책하면서 `공개 밀담'을 하기도 했다.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4·27 판문점선언이 발표됐다. 한반도 비핵화 여정이 시작된 이후 남북 정상은 그간 판문점에서 만나고 백두산도 올랐다. 그리고 중재자를 자처하며 거짓 `북한 비핵화 의지'를 내세워 북미정상회담도 주선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은 이런 남북을 싸잡아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는 사이 우리 안전과 번영의 토대가 됐던 한미일 삼각 공조는 현 정부 들어 크게 삐걱거리고 있다.

동맹국 미국은 전통적 한미관계가 한중·한러관계에 밀리고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일관계는 수교 이래 `反日↔嫌韓' 공방을 서로 주고받으며 최악이다. 신뢰가 검증된 오랜 친구 미국·일본 대신 북한과 친한 `위험한 친구' 중국·러시아와 새로이 친하려 하고 있는가. 2019년! 한국은 민족의 틀에 갇힌 반면 일본은 태평양을 넘어 미국과 한 몸이 되려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렇게 2019년은 한일의 운명을 다시 갈라놓을 얄궂은 모양새로 지금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한일관계가 양국의 미래에 악영향을 끼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이웃이 밉다고 해 외면하고 살 수는 없는 법이다.






hsgweon@kwnews.co.kr 논설실장







원문보기: http://www.kwnews.co.kr/nview.asp?s=1101&aid=219051400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