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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What >백두산 엔진 3~4개 묶어 ‘核 다탄두’ 장착 발사땐 MD 무용지물

Jacob, Kim 2020. 1. 10. 23:20







2019년 12월 19일자





[칼럼 전문]




2017년 7월 ICBM ‘화성-14형’이 이동식 발사차량에서 발사되고 있는 모습.






■ 420초 로켓시험으로 본 北 미사일 성능 추정

1차 로켓 조합따라 ICBM·정찰위성 등 자유자재… 액체연료 2개면 美전역 사정권

기습타격용 고체연료로 세대교체… 늦어도 내년초 SLBM 등 활용 ‘특대형 도발’ 우려





북한이 지난 7일과 13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연달아 탄도미사일 로켓 엔진 개발을 위한 ‘중대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북한이 보유한 탄도미사일 엔진 및 추진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970년대부터 개발이 시작된 북한의 로켓 능력이 40여 년 만에 단거리, 중거리를 넘어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 수준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이는 북한의 핵탄두 경량화·소형화와 함께 동북아 정세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최근 개발하고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함께 ICBM 기술을 활용한 특대형 도발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北 시험한 1단 로켓은 ‘백두산’ 개량형 추정=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7일 실시한 시험을 1단(하단) 로켓 엔진 성능 점검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개량 엔진이거나 2017년 발사했던 액체연료 ICBM인 화성-14형(KN-20)과 화성-15형(KN-22)에 사용된 80tf(톤포스·8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의 ‘백두산 계열’로 추정하고 있다. 화성-14형은 백두산 엔진 1개로 사거리 1만㎞, 화성-15형은 백두산 엔진 2개로 160tf 추력으로 사거리 1만3000㎞까지 날아갈 수 있다고 추정됐다. 미국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 셈으로, 북한은 백두산 엔진 3∼4개를 묶는 클러스터링(clustering) 작업을 통한 고출력 엔진 연소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 엔진 3개면 240tf, 4개면 320tf의 추력을 낼 수 있다. 문제는 이 1단 로켓 추진력으로 다양한 전략 변화가 가능하다는 데 있다. ‘다탄두 ICBM’ 또는 ‘ICBM 기술을 활용한 정찰위성’ 등 2가지에 다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다탄두 ICBM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북한은 신형 ICBM으로 2017년 6차 핵실험의 2배 위력인 200∼500kt(킬로톤·1ktTNT 폭약 1000t 위력) 이상 위력을 갖는 수소탄이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망 돌파를 위한 2개 이상의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다. 몇 개의 가짜 탄두까지 섞어서 발사하면 MD의 요격 능력은 상당 부분 무력화된다. 다탄두 ICBM은 목표지점 상공에 도달하면 탄두부에서 3∼10개의 탄두가 분리돼 목표물로 돌진하는 방식이어서 지상에서 요격하기 쉽지 않다.




◇2단 엔진은 백두산이나 SLBM용 북극성-3형 엔진 가능성=북한이 13일 실험한 것으로 보이는 2단 엔진에 대해서는 의견이 더 분분하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북한은 13일 10∼20t의 2단 엔진을 새로 개발해서 시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백두산 엔진 1개나 북극성-3형 엔진 1개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북극성-3형 엔진은 액체연료인 백두산 엔진과 달리 고체연료를 사용하며, SLBM의 기본 엔진이다. 하지만 통상 ICBM에 적용되는 3단 로켓에 관해서는 아직 알려진 게 없다. 이번에 3단 로켓을 시험했는지도 불분명하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7분간(420초) 시험을 했다고 하는데 엔진 풀스케일(전사정) 연소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극성 계열의 고체연료 로켓=북한의 단거리·중거리 미사일의 로켓은 스커드 미사일 엔진인 R-17이나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 SS-21 등 옛 소련 미사일을 변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순항미사일 KN-01은 1960년대 옛 소련이 세계 최초의 대함미사일로 개발한 SS-N-2 스틱스 미사일을 개조한 것이며, R-11 스커드 탄도미사일 역시 옛 소련 기술을 도입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최근 옛 소련 미사일 엔진을 개량, 고체연료 엔진을 집중 개발하고 있다. 북한은 액체연료를 사용하던 무수단 미사일을 2016년 고체연료로 개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노동, KN-08, KN-14 등도 고체연료로 개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이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 13차례 넘게 시험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등 신종무기 ‘4종 세트’가 모두 고체연료 로켓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연료 장착 시간이 짧아 기습타격력을 증대시킬 수 있는 고체연료를 활용한 로켓 개발은 북한 군부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여기에 활용된 로켓은 북극성 계열로 추정된다. 고체 연료 엔진을 장착한 북극성 계열 미사일은 러시아제 R-27 SLBM을 본뜬 북극성-1형이 최초다. 북극성-2형은 지대지 미사일로 개발됐다. 북극성-3형은 SLBM용으로, 지난 10월 2일 수중 바지선에서 시험 발사됐다. 사거리는 약 2000㎞로 추정되며, 북한이 개발 막바지 단계인 신형 3000t급 잠수함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올해 새로 선보인 ‘이스칸데르(ISKANDER)’급 단거리 미사일(KN-23)과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600㎜ 초대형 방사포 4종 세트에도 고체연료 로켓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기존 단거리 미사일에 활용됐던 액체연료 ‘노동’ 로켓의 개량형이거나 신종 로켓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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