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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백화점 1층에 식품관, 건물 통째로 리빙관…고정관념 깨니 실적↑

Jacob, Kim 2020. 3. 29. 22:42








2020년 2월 27일자





[기사 전문]





신세계백화점의 혁신 DNA


영등포점 1층, 명품·화장품 빼고 식품점

과일·채소 쌓아둬 '벌크 진열' 파격 도전

2~6층까지 가전·욕실 리빙매장 차별화

오감자극 콘텐츠로 매출 수직 상승

"고정관념 깨야 살아 남는다" 혁신





지난 1월 신세계백화점은 영등포점 1층에 식품 관을 열었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 2개 층으로 4620㎡(1400평) 규모다.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지하층에 운영하는 식품관을 지상층에 선보인 것은 처음이다.





“해외 유명 푸드마켓 온 듯”





백화점 1층에 식품관을 넣는 것은 국내뿐 아니 라 해외에서도 드물다. 백화점 1층 공간은 ‘백화 점의 얼굴’로 불린다. 백화점 매장 전체 이미지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해외 명품 매장, 고급 화장품 매장이 주로 있는 이유다.


신세계백화점이 영등포점 1층에 식품관을 배 치했다. 고급 이미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소비자 들의 편의성이라고 판단했다. 식품관 1층이 들 어선 건물은 전체가 리빙관으로 꾸며졌다. 이는 고객 데이터 분석에 따른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이 그동안 영등포점의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리빙관에서 제품을 살 때 식품 카테고리 상품을 함께 구매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구매 연관성이 매우 컸다는 얘기다. 신세계백화 점은 이 데이터를 토대로 가장 매출 시너지 효과 가 큰 방안을 구상했다. 1층을 식품관, 나머지 층을 리빙관으로 조성한 이유다. 상품 진열 방식 도 바꿨다. 기존 식품 매장처럼 포장한 상품을 나 열하지 않았다. 알록달록한 과일과 채소를 원물 그대로 쌓아두는 ‘벌크 진열’을 선보였다.





통째로 리빙관…5층으로 올라간 명품관





신세계백화점의 ‘관행을 깨는 도전’은 점포 단 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새롭게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건물 한 동 전체 를 리빙관으로 탈바꿈시켰다. 소비자들의 생활 수준이 점점 높아지면서 리빙 시장이 커지고 있 다는 판단이었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리빙관은 1층(식품 관)을 제외한 2~6층을 생활 관련 제품으로 채웠 다. 전체를 4개 구역으로 나눴다. 2층은 키친& 다이닝룸(주방), 3층은 스마트홈(프리미엄 가 전), 4층 베드&바스룸(침실 및 욕실), 5~6층은 리빙룸(거실용품 및 가구)으로 구성했다. 층별 로 소비자가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군의 다양 한 브랜드 제품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전체 약 4950㎡(1500평) 규모다.


새로운 점포를 열 때도 업계에서 통용되는 고정관념을 깼다. 2016년 문을 연 대구신세계가 대표적인 사례다. 주로 1층에 있는 해외 명품 매장을 5층에 연 것이다.


대구신세계의 5층 명품 매장은 업계 최대 규모다. 1만6500㎡(5000평)에 달한다. 소형 백화점 규모와 엇비슷하다. 미술관이나 유럽·미국 지역의 백화점처럼 건물 한가운데를 뚫어놓은 ‘보이드’ 공간을 마련해 따뜻하고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관행을 깬 도전은 실적으로 나타났다. 대구신세계의 명품 매출은 개점 이후 3년 동안 연평균 30% 이상 뛰었다.





트렌드 반영한 PB로 차별화









신세계백화점의 혁신은 유통업을 넘어서고 있다. 프리미엄 자체상표(PB) 제조에도 속도를 더하고 있는 것. 유행을 발빠르게 좇고,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시도다.


신세계백화점은 57년 유통 노하우를 활용해 소비자들의 수요를 반영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프리미엄 여성 의류 브랜드 ‘델라라나’와 ‘일라일’을 시작으로 주얼리 ‘아디르’, 란제리 ‘언컷’, 맞춤 셔츠 ‘카미치에’까지 다양한 제품을 내놨다. 상품 기획부터 디자인, 브랜딩, 제작, 판매까지 제품 제조·유통의 모든 단계에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참여한다. 고품격의 상품을 합리적 가격으로 소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과감한 투자와 도전으로 해외 유명 백화점과 매출 규모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유통 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역발상 전략’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원문보기: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0022784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