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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일본 우주군 첫발…트럼프 `스페이스 플랜` 따라가는 아베

Jacob, Kim 2020. 5. 20. 20:22

 

 

 

 

2020년 5월 18일자

 

 

 

 

[기사 전문]

 

 

 

 

[군사AtoZ 시즌2-31]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트럼프 따라하기'라고 불리는 항공자위대 산하 '우주작전대'가 18일 창설됐다. 일본 '우주작전대'는 20명 정도 인원으로 첫발을 내디뎠고 2023년까지 120명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앞서 고노 다로 방위상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우주작전대의 임무를 "우주 공간을 안정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활동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 공간의 안정적 이용에 대해 일본 측은 우주 공간에는 로켓 부품 등 떠돌아다니는 파편, 우주쓰레기가 많아 인공위성과의 충돌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배경 설명을 했다. 그러나 실제 의도는 현재 운용 중인 인공위성에 대한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우주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위성에 대응(파괴)하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우주에서 이뤄질 다양한 공격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위성에 대한 공격 범주를 나누면 직접 접촉 파괴(탄체 및 파편), 레이저 등 전자파 공격, 전자신호로 교란, 위성 통제소 해킹 등 네 가지로 분류된다. 더구나 이 위성 공격 기술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다른 나라로 이전되고 있는 것을 분석되고 있다. 북한이 강력한 로켓 엔진과 위성을 개발하고 시험하는 것은 대외적으로 '평화적 우주 이용'으로 발표되지만 사실상 군사 능력으로 손쉽게 전용이 가능하다.

아베 정권의 우주작전대 창설과 미국 싱크탱크의 보고서 공개 시점은 공교롭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주군(Space Force) 창설 관련 법안을 지난해 12월 서명한 것과 불과 수개월 차이를 두고 있다. 우주 공간에서의 군사 활동이 시작된 게 이미 수십 년 전부터인데 이처럼 우주군 창설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 사이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라는 점에서 뭔가 교감이 오갔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듯 미국의 아시아 전략 속에서 우주군을 바라보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외교정책 연구기관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지난 1일 일본의 '우주작전대' 창설에 대해 분석한 글은 미국의 중국 봉쇄전략을 나타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의 우주작전대가 핵심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담고 있다.

일본이 중국의 우주 군사 활동을 막는 역할을 미국을 대신해 아시아 지역에서 담당할 것이라는 의미로 보인다. 일본이 가장 중요한 군사동맹인 미국의 우주군 창설에 발맞춰 가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기도 하다.

일본은 스스로 표방한 '우주 공간의 안정적 이용'을 위해 (잠재) 적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위성 파괴 무기를 방어하는 기술을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중국은 2007년 초에 SC-19라는 위성요격미사일을 시험한 바 있다. 이 시험 발사는 자국 기상관측위성을 목표로 해서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그런데 서방 측에서 분석한 위성 요격 고도가 미국과 일본의 정찰위성이 주로 사용하는 고도와 겹쳤다. 그런데 이때 파괴된 기상관측위성의 파편 3400여 개가 우주 공간을 날아다니게 되자 중국은 국제사회의 비난에 시달렸다. 그 후 수차례 추가 시험 끝에 2014년에 우주 공간의 목표물을 요격하는 기술을 확보하면서도 파편 발생은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도 공중발사 인공위성 요격 미사일(누돌)을 개발 중이다. '누돌(Nudol)'은 인공위성 요격용과 탄도탄 요격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되고 있다. 누돌은 지난달 15일에 시험 발사를 한 것으로 미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에 나온 위성 공격 방법 중 하나였던 레이저 무기도 중국과 러시아에서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은 인공위성 방어 기술의 일환으로 우주 공간 상황 인식(Space Situational Awareness·SSA) 능력을 발전시켜 미·일 간 군사협력 수준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방어를 위한 사전 탐지망에서 상호 운용성을 키워 가겠다는 것은 현재도 양국이 미사일방어체계에서 협업하는 분야다.

이를 위해 일본 자위대는 정지궤도(고도 3만5000㎞)에서 움직이는 목표물을 추적하는 지상 레이더를 2023년에 가동하기 시작하는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SSA, 즉 자국의 인공위성을 위협하는 우주 파편 또는 위성요격미사일의 접근을 탐지하기 위한 예산도 올해 예산안에 포함시켰다.

일본의 SSA 참여는 미국이 구축하려는 우주감시망(Space Surveillance Network)에서 서태평양과 동아시아를 보강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려운 곳을 아베 총리가 긁어주는 셈이다.

 

 

 

[안두원 기자]

 

 

 

 

원문보기: https://www.mk.co.kr/premium/special-report/view/2020/05/28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