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 1945/21세기 미중러일 전쟁

[파이낸셜뉴스] 美 동맹들, 中 확장 맞서 반중 ‘연합전선’ 구축...新냉전 뜨거워져

Jacob, Kim 2020. 7. 26. 11:30

 

 

 

 

 

 

2020년 7월 15일자

 

 

 

 

 

 

[기사 전문]

 

 

 

 

 

 

무역과 방위비 문제로 갈라졌던 미국의 동맹들이 중국을 제재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현지 언론들은 최근 보기 드문 협력 관계에 놀라면서도 현재 신(新) 냉전이 과거 쿠바 미사일 위기를 연상시킨다며 긴장 수준이 위험 수위라고 지적했다.

 

 

 

 

■英, 美가 주도하는 反中전선 참여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해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주재로 열린 국가안보회의 결정 사항을 발표했다. 다우든 장관은 영국의 5세대(5G) 이동통신망 사업에서 중국 화웨이 장비 구입을 중단하고 기존에 설치된 장비는 2027년까지 없앨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선 광대역 인터넷망에서도 화웨이 장비 사용을 2년 안에 중단하기로 했다. 그는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영국 통신 네트워크와 국가안보, 경제를 위해 지금은 물론 장기적으로 옳은 결정이다"고 밝혔다.

다우든 장관은 "다음 총선 때까지 영국 5G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완전히 제거하는 방안을 되돌릴 수 없도록 법으로 시행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 1월 발표에서 화웨이에게 5G 사업권을 부여하되 시장 점유율 상한을 35%로 제한한다며 화웨이 장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CNN은 영국이 이번 결정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국 포위망에 합류했고 서방 세계 각국이 중국에 맞서 힘을 합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영국이 화웨이를 배제하기로 한 결정은 5G 시대 대서양 연안국의 안보를 비롯해 시민들의 개인정보, 국가 안보, 나아가 자유세계 가치를 보호하는 일이다"고 적었다. 그는 같은날 국무부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으로 영국은 신뢰할 수 없는 고위험 기업 제품의 사용을 금지해 국가안보를 지키는 국가들의 목록에 합류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폼페이오 장관은 "영국이 미래의 통신망에서 화웨이를 금지하는데 있어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폴란드, 루마니아, 그리고 스웨덴에 가세했다"며 반중국 동맹 확대를 시사했다.

 

 

 

 

■중국 포위망 수면 위로
미국과 영국을 포함해 첩보동맹 '파이브아이즈'에 속한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는 중국의 홍콩 보안법 통과 직후 비난 성명을 내고 범죄인 인도 조약 파기 등 향후 홍콩과 관계를 재설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주)를 비롯한 서방 국회의원들은 '대(對)중국 의회간 연합체(IPAC)'를 조직하고 중국에 대한 공동 행동을 결의했으며 IPAC 참여 의원 국적은 이달 기준 유럽연합(EU) 포함 17개국으로 늘어났다.

영국 런던 대학 동양·아프리카대학원(SOAS)의 고바야시 유카 교수는 "각국이 유엔 뒤에서 국회의원 모임을 만들더니 이제는 국경을 넘어 중국에 대항하는 연합 전선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국가들이 중국을 용납했지만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호주다. 호주의 가장 큰 무역 상대인 중국은 호주 정부가 지난 4월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히자 호주산 보리에 80.5%에 달하는 관세를 매기는 보복 조치를 감행했다. 이에 호주 정부는 국방비 지출 강화를 선언하며 중국과 대결에 나섰다. 남중국해로 중국과 갈등을 빚는 일본은 이달 발표에서 중국이 장기적으로 북한 핵무기보다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Y)는 중국이 미국의 고립주의 이후 세계 질서를 주도하려 했지만 공격적인 대외 정책으로 지구촌과 충돌을 빚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14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홍콩 자치법 서명과 대중 제재로 인해 미중 양측이 "이념적 소용돌이"에 휘말렸으며 신냉전 구도가 보다 위험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지냈던 마이클 맥풀 미 스탠퍼드대 교수는 NYT를 통해 "소련의 니키타 흐루시초프 전 서기장이 과거 공격적인 대외 정책을 내세우다 쿠바 미사일 위기를 초래했다"며 최근 중국의 행보가 당시 소련과 닮았다고 말했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 끼어있는 한국같은 국가들은 입장이 난처해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14일 성명에서 "인도의 지오, 호주의 텔스트라, 한국의 SK와 KT, 일본의 NTT와 같은 깨끗한 통신사들과 다른 업체들도 역시 그들의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해왔다"며 한국을 언급했다. 유럽 언론들은 미 특사들이 영국에 이어 프랑스 등에 도착해 화웨이 퇴출을 논의하고 있다며 유럽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심해진다고 예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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