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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코스트코 양평점, 트레이더스로 가나

Jacob, Kim 2017. 9. 7. 02:48







2017년 9월 6일자





코스트코 양평점 내년 5월 ‘계약만료’
신세계, 창고형 할인매장 집중 추세따라
그 자리에 이마트 트레이더스 출점 관측
120m 떨어진 롯데마트와 상권 경쟁 후끈





[기사 전문]




창고형 할인매장 1위 업체인 코스트코의 국내 본점 격인 서울 양평점의 부동산 임대계약이 내년 중순 만료됨에 따라 원 ‘건물주’인 신세계가 점포 운영권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트코 서울 양평점ㆍ대구점ㆍ대전점의 원주인인 신세계는 1990년대 ‘프라이스 클럽’을 운영하다 외환위기 직후 코스트코에 20년 장기 계약으로 매장 운영권을 넘겼다.

유통업계는 내년 5월 코스트코 양평점의 계약이 만료되면 신세계가 자사의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근 규제 강화로 유통 부문 신규 출점 등 투자에 급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이마트가 기존 코스트코 매장을 리모델링해 활용하는 편이 더 수월하다는 게 유통업계 시각이다. 




경기 일산시 이마트타운 킨텍스점 내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에서 많은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이상섭 기자/ babtong@





실제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규모점포 권한을 양도ㆍ양수 받더라도 매장 면적이 10분의 1 이상 증가하지 않으면 추가적으로 규제를 받지 않는다.

신세계가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아닌 백화점, 쇼핑센터 등을 입점시킬 가능성도 낮다. 만약 신세계가 대규모점포의 업태를 백화점, 복합쇼핑몰, 전문점 등으로 변경하면 신규 출점할 때와 마찬가지로 상권영향평가서 및 지역협력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기존 창고형 할인매장의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이득인 셈이다.

유통업계는 코스트코 양평점에 트레이더스가 들어서면 신세계가 본격적으로 창고형 할인점 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하는 데 비해 창고형 할인점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3년만 해도 11%였던 트레이더스의 매출 신장률은 2014년부터는 매년 2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트레이더스 출범 6년만에 연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신세계는 트레이더스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장기적으로는 무게 중심을 트레이더스로 옮겨갈 채비를 하고 있다. 이마트가 올해 신규 출점 계획이 없는데 비해, 트레이더스는 연말까지 고양, 김포, 군포 등 3곳에 개장한다. 신세계는 트레이더스를 2023년까지 5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코스트코 양평점은 서울 서남부 핵심 상권에서 공고히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전국 코스트코 매장 중 매출 2위로, 연매출이 2400억원인 ‘알짜 매장’이다.

반경 3㎞ 내에만 10개 대형마트와 할인점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핵심 상권을 신세계가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지난 4월 불과 120m 떨어진 곳에 신규 오픈한 롯데마트 양평점은 코스트코와 같은 상권을 두고 최저가 가격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만약 코스트코 양평점이 빠진 자리에 트레이더스가 들어서면 같은 상권을 두고 롯데마트와 정면 대결하게 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스트코 양평점은 이미 창고형 매장으로 주변 상인, 주민들에게 입소문이 나 있어 충분히 자리잡은 견고한 상권”이라며 “이마트가 이런 핵심 상권을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롯데마트나 트레이더스가 기존 코스트코 고객을 흡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회원제로 운영되는 코스트코는 충성 고객이 많아 이들이 향후 롯데마트나 트레이더스로 흘러들어갈 것인지, 아니면 아예 코스트코 광명점으로 발길을 돌릴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마트 관계자는 “코스트코 부지 관련 내용은 계약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시간을 두고 천천히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원문보기: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70906000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