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유통업·신사업·물류/시행·예고

[조선비즈] 쌀·양말 선물세트 뜨고, 한우·굴비세트 지고

Jacob, Kim 2017. 1. 22. 15:22



2017년 1월 22일자



[오늘의 세상]

- 청탁금지법·불황이 바꾼 설풍경

백화점보다 마트·온라인 찾고 외국산 소고기·과일·생선 등 5만원 이하 선물세트 잘 팔려



[기사 전문]



청탁금지법과 경기 침체 영향으로 올 설날 선물세트는 '저가(低價)와 외국산(産), 소포장'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구입 경로도 저렴한 선물을 찾아 백화점에서 대형마트·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그동안 한우로만 채우던 정육 부문 설 선물세트에 호주산 소고기를 처음 들여왔다. 후레쉬 비프 행복 세트(4만9000원)가 그것. 수산(水産)품도 작년 설엔 외국산 선물세트가 한 종류(연어)였지만 올해는 다섯 종류로 늘었다. 뉴질랜드산 자연 갈치, 아르헨티나산 붉은 새우 등 산지도 다양하다. 과일에서도 페루산(애플망고·5만원) 선물세트가 나와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김선진 상무는 "설 선물세트 전체 판매는 전년 대비 3.2% 하락하면서 부진했지만, 외국산 신선식품 선물 세트는 2배 넘게 늘었다"고 전했다. 수입 주류들도 인기였다. 칭다오 전용잔 세트(4병 1만원), 시에라네바다 샘플러 세트(2만3700원) 등 수입 맥주 선물 세트 매출이 증가했다.





그동안 명절 선물로는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하던 쌀·양말·맥주 선물세트들도 저가를 앞세워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올해 5만9800원짜리 남도한상차림세트와 3만9800원짜리 무명식당세트 등 쌀 선물세트가 전년 대비 29배 판매가 증가했다. 지난해 1개에 불과했던 쌀 선물세트도 올해 6개까지 늘었다. 남도한상차림세트에는 고흥고시히카리쌀과 현미, 국내산 유기조미 재래들김, 한우볶음고추장, 수제강정, 무명식당 세트는 오색현미, 오색보리, 우엉·마 등을 첨가한 쌀, 용문산 더덕으로 만든 볶음 고추장 등이 들어가 있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팀장은 "국내산 신선식품 가격 상승으로 외국산이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국내산 쌀 선물세트는 쌀 재배농가 돕기는 물론, 국내산 농산물 소비를 통해 명절 본연 의미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싼 한우를 대신해 '한돈돼지선물세트'도 등장했다. 2만원부터 15만원까지 다양한 세트가 있지만 4만~5만원대가 주로 소비자들이 찾는 가격대라는 설명이다. 이상진 롯데마트 마케팅부문장은 "5만원대 가격을 맞추기 어려운 한우·굴비가 포함된 축산·수산세트 감소 폭이 컸다"고 말했다.


1인 가구를 위한 간편 조리용 생선세트 역시 눈길을 끌었다. 현대백화점은 연어와 고등어·삼치로 이뤄진 '시즈닝 한끼생선 세트' 등을 1000세트 준비했는데 800세트가 팔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전체 선물 세트 매출은 9.3% 감소했지만, 5만원 이하 선물세트는 11.7%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혜운 기자 liety@chosun.com]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21/201701210012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