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10일자
- 지난해 이커머스 거래액 줄줄이 신장
- "여행·마트 부문 호황…실적 상승 견인해"
- 대규모 할인행사 기댄 ''깡통 실적'' 비판도
- 의문부호 찍힌 수익성에 인수합병설 재점화
[기사 전문]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시장의 분위기는 좋다. 우리만 잘하면 된다.”
국내 주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관계자들은 올해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입을 모았다. 기업 간 경쟁은 더 치열해졌지만, 거래액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다.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한 식품과 여행상품을 발판삼아 영업익을 늘려가겠다는 게 공통된 전략이다.
다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이커머스의 전망은 여전히 잿빛이다. 업체 간 서비스 차별화가 크지 않은 탓에 ‘퀀텀점프’(대약진)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추가적인 투자자금 유치에 실패할 경우, 일부 업체가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 2017년 이커머스 전체가 웃었다
지난 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호황을 이뤘다. 특히 위메프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3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월 거래액이 3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7월 4000억원을 돌파했다. 10월에는 할인 행사인 ‘특가데이’에 힘입어 하루 거래액이 2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연간 거래액 추정치는 약 4조원이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11번가도 사업이 순항했다. 한때 롯데·신세계 등 유통대기업과의 인수합병설이 불거지는 등 잡음도 일었다. 그러나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 11번가의 2017년 연 거래액은 9조원 안팎으로 알려졌는데, 2016년 거래액(약 7조원)을 고려하면 2조 가까이 거래량을 늘린 셈이다.
업계 1위인 이베이코리아도 유일한 흑자 이커머스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 옥션, G9의 연 거래액 총합은 약 14조에 육박한다. 전년 대비 1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베이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실적 공개는 어렵지만, 재무지표는 건전하게 유지한다는 게 기본 경영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인터파크와 티몬의 연간 거래액도 3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예측된다. 쿠팡의 거래액은 이를 웃도는 5조원에 육박한다는 전언이다. 작년 한해 모든 이커머스가 전년대비 거래액을 늘린 셈이다.
이커머스가 치열한 경쟁에서도 동반성장을 이뤄낸 것은, 그만큼 온라인 유통시장의 성장세가 가팔라서다. 2016년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은 2011년 38조원에서 2배 가까이 증가한 76조원을 기록했다. 유통업계에선 2019년 이커머스 거래액이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자체가 크다보니 업계의 모든 기업이 수혜를 누리고 있다”며 “패션이나 잡화에 국한됐던 판매상품군이 식품과 여행으로 확대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1번가의 반찬·간편가정식 상품 거래액은 2016년 대비 50% 뛰었고 여행사업은 전년 동기대비 거래액이 113% 급증했다.
◇ ‘체리 피커’ 기댄 허위 실적?…인수합병설 ‘모락모락’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거래액이 시장의 역동성을 보여줄 뿐, 기업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저가 상품을 파는 ‘박리다매’ 실적으로 이뤄낸 착시 현상이란 얘기다. 실제 지난해 이커머스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할인행사를 매달 벌였다. 할인 쿠폰을 미끼로 ‘체리 피커’(자신의 실속만 차리는 소비자)를 불러모으는 데 성공했을 뿐,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게 증권가 관측이다.
매년 적자가 계속되다 보니 신규 투자 유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선 이런 이유로 올해도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과감한 도전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쿠팡이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1000억원을 투자받아 물류센터를 건설했던 식의 드라마틱한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근시일내에 ‘낙오자’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한다. 최근 한 이커머스 기업 대표는 “현재 온라인 쇼핑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라며 “앞으로 3년 안에 합종연횡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프라인 유통기업과 이커머스 간 인수·합병도 유력한 시나리오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과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와 11번가와 G마켓 등 오픈마켓 기반의 이커머스 외에도 롯데와 신세계 등 전통적인 국내 유통기업이 가세해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혼전을 벌이고 있다”며 “향후 이커머스 업계에서 M&A를 통해 기업들이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성의 (slim@edaily.co.kr)
원문보기: http://www.edaily.co.kr/news/news_detail.asp?newsId=01246406619076408&mediaCodeNo=257&OutLnkC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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