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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용진 실책 인정' 이마트24, PB 상품 '교통 정리' 잘 될까?

Jacob, Kim 2018. 4. 11. 11:02







2018년 4월 10일자





[기사 전문]




[스포츠서울 김자영기자]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이마트24’가 이마트 PB(Private Brand·자체브랜드)인 ‘노브랜드’ 상품을 단계적으로 철수한다.

최근 이마트24와 노브랜드 전문점의 근접 출점이 잇따르면서 노브랜드 상품 중복 문제에 대한 이마트24 점주들의 불만이 빗발치고 있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 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뼈아픈 실책”이라며 반성과 함께 후속 조치를 예고하면서 ‘PB 교통정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점주들은 “주먹구구식 운영 행태”라며 반발하고 있어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이마트24, ‘노브랜드’ 홍보 1년도 안돼 철수 결정



신세계는 지난 7월 기존 ‘이마트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브랜드를 교체하면서 노브랜드 상품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웠다. 노브랜드는 신세계의 대형마트 계열사인 이마트 전용 PB로 가성비를 강점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새 옷으로 갈아입은 이마트24는 매장 내 노브랜드 상품 존(Zone)을 따로 마련해 판매하며 적극 홍보했다. 특히 CU·GS25·세븐일레븐 등 경쟁 편의점에 없는 차별화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이마트24는 이같은 노브랜드 상품 인기 등에 힘입어 빠르게 영토를 확장했다. 실제 이마트24 점포는 지난해 12월 86개, 올해 1월 96개, 2월 98개 순증(개점 점포 수-폐점 점포 수) 했다. 현재 3월 말 기준 매장 수는 2949개에 달한다.




하지만 이마트24는 리브랜딩 작업을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돼 노브랜드 상품을 전격 철수하기로 했다. 현재 노브랜드 상품은 약 70~80% 빠진 상황이다. 이는 노브랜드 상품만 판매하는 노브랜드 전문점이 빠르게 늘어나며 이마트24 점포와 상권이 겹치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 이마트24 점주들은 근접 출점한 노브랜드 전문점의 상품 가격이 편의점 대비 10% 정도 저렴해 경쟁조차 하기 힘들다고 반발했다. 일부 이마트24 점주는 노브랜드 전문점의 영업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다.



점주들의 잇단 반발에 정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만나 “(상품 중복 문제는) 뼈아픈 실책” 이라며 “연말까지 상품 중복률을 1%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이마트24는 발 빠르게 후속 조치 추진에 착수했다. 노브랜드 상품 자리를 자체 PB 상품으로 대체, 노브랜드의 빈자리를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마트24는 최근 특허청에 ‘아임 e’와 ‘리얼’ 등 PB 상품의 상표권을 출원한 상태다.





◇편의점 자체 PB 개발 나섰지만…점주들 “안 팔면 그만?” 분통



하지만 이마트24 점주들은 본사의 주먹구구식 대책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초 노브랜드 이름값을 믿고 가맹사업을 시작했는데, 1년도 안돼 매장 매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 왔던 핵심 동력을 잃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시내서 이마트24를 운영하고 있는 점주 A씨는 “리브랜딩 작업 초기에는 노브랜드 전문점과 상품 중복 비율이 3% 미만이며, 고객유입 효과가 크다고 점주들을 설득했다”면서 “그런데 이제 와서 문제가 되니 ‘안팔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점주는 본사의 노브랜드 상품 철수 결정으로 폐점을 고려하는 점주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최근 본사에서 노브랜드 상품을 빼기 시작해 30%도 채 안남았다. 노브랜드 존을 절대 구성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노브랜드 가치만 보고 편의점 사업을 시작한 점주들은 폐점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마트24가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PB 상품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엿보였다. 또 다른 점주 B씨는 “본사가 기존 노브랜드 상품의 약 20~30%를 자체 PB로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속도가 더디고 가성비가 떨어져 경쟁력이 없다”면서 “치열한 편의점 경쟁 속에서 자체 PB 상품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최근 노브랜드 제품이 논란이 되자 포장만 바꿔 이마트24 PB 제품으로 재출시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최근 선보인 이마트24의 PB 과자 제품 11종은 노브랜드 제품을 포장만 바꿔서 내놓은 것”이라며 “더욱이 가격은 동일하지만 용량을 줄여 출시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신세계가 노브랜드 상품 중복 문제를 해결하고, 노브랜드 전문점의 근접 출점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하기도 했다. A씨는 “이마트24에서 노브랜드 제품을 철수하는 것은 결국 노브랜드 전문점을 확장하겠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이마트24 관계자는 “리브랜딩 초기에는 신세계의 운영 노하우를 갖고 왔지만, 올해는 편의점 업태에 맞는 PB 상품 개발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면서 “이마트24와 노브랜드 전문점은 업태가 다르다. 근접 출점으로 인한 문제보다는 오히려 고객 유입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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