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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특강] 백화점도 제조업체도 '가격혁명'...생존 플랜 다시 짜야

Jacob, Kim 2017. 2. 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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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6일자




소비빙하기, 유통혁신이 답




<하> 유통 플랫폼 환골탈태만이 살길
수수료 의존하는 국내유통
'가격 갈라파고스'에 도태 위기
직매 확대 등 대수술 시급
고급화 주도 日 편의점 업계
유통 중심으로 자리잡아
한국도 질적경쟁 전환해야
온·오프라인 결합 하나로 묶고
초대형 라이프스타일몰 도입
M&A 등 업계 '미래모색' 분주




[기사 전문]



“중저가 브랜드를 백화점 같은 화려한 분위기에서 구입할 수 있는 복합 쇼핑몰이 대세로 떠오르며 높은 가격구조에 묶인 백화점 오프라인 점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이대로 역신장이 깊어질 경우 폐점 점포가 속출하며 내수 진작은커녕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입니다.”

일본 편의점들은 신선식품의 점포 진열 사이클을 하루 3회로 늘려 신선도 및 품질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양적 소비의 시대가 저무는 만큼 질적 혁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합니다.”



소비 빙하기를 극복하는 유통 플랫폼의 혁신을 위해 전문가들은 가격구조 혁신 등 업체들의 자구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의 중심인 백화점은 이 같은 혁신에서 뒤지며 일본식 백화점 폐업이 이미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업계 전반에서 쉬쉬하고 있지만 지역 점포 등의 역신장 골이 깊어 ‘점포 정리’의 시한폭탄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 마트 역시 위기감이 깊기는 마찬가지다. 불황에 규제, 인구구조 변화 등까지 맞물리면서 ‘4인 가구’에 최적화된 대형 마트는 유통의 중심에서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처지다.



◇유통 및 소매제조, 가격 혁명 절실=전문가들은 백화점 등 국내 오프라인의 혁신을 위해 가장 선행돼야 할 것은 가격구조의 대수술이라고 말한다. 해외의 경우 유통업체가 다수의 브랜드를 매입하고 재고를 관리·판매하는 ‘직접 매입’ 구조여서 시즌 말로 갈수록 가격 폭이 급격히 떨어지고 신속한 브랜드 유입 등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는 유통업체가 입점 브랜드에 수수료를 받는 구조여서 브랜드 혁신 및 가격 인하의 가능성이 모두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앞서 선진화에 나선 백화점들은 기존의 건물 구조상 초대형 쇼핑몰로의 변신은 불가능해도 디스플레이형 체험 매장은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국내가 유일무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닌 이런 유통구조가 발목을 잡으며 굴지의 백화점들도 브랜드 구획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될수록 글로벌 유통 시장은 하나로 통합될 것”이라며 “국내만 ‘가격 갈라파고스’에 묶여 있다면 해외 업체에 고객을 빼앗기는 등 외면은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일반 브랜드의 가격이 해외에 비해 높은 것도 유통의 중심인 백화점의 가격구조가 로드숍으로 이어지며 전반적인 가격 거품이 생긴 탓이다. 미국과는 달리 ‘블랙프라이데이’ 등 할인 시즌의 효과가 제한되는 것 역시 같은 이유다. 이런 가운데 유통업체들은 자사 브랜드(PB) 확대나 제조업체 매입 등에 힘을 싣고 있어 패션 등 소매 제조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스스로 뼈를 깎는 소매제조 및 유통 업계 공동의 혁신 플랜이 등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학계의 전문가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경험 부족 및 이해관계 차이 등으로 실천하지 못한 변화가 백화점의 직매 전환”이라며 “백화점과 제조 브랜드 모두 ‘가격 혁명’으로 생존 플랜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최고만 살아남아···‘질적 경쟁’으로 업그레이드해야=‘질적 경쟁’ 역시 업계 및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주요 화두 중 하나다. 대량생산 시대가 저물며 제조업의 기반이 바뀐 것처럼 유통업도 진열이 판매로 직결되던 ‘대량 소비’의 시대를 넘어 각 개인의 개성과 니즈를 고려하는 ‘질적 소비’의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 시장 역시 글로벌 수위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생존 자체가 어렵게 될 수 있는 셈이다.

‘편의점의 천국’ 일본에서는 도시락·베이커리 등의 신선식품을 하루 3회 매장에 배송하는 등 편의점 고급화를 주도해 현지 유통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국내 유일의 성장 시장인 편의점은 최근 몇 년간 상위 업체들이 과도한 출점 경쟁을 이어가며 부실점포 양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000여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집계한 1·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에서도 편의점은 평균(89)은 물론 백화점(89), 슈퍼마켓(85)보다 낮은 대형 마트(79) 수준의 80포인트를 기록해 성장 추이에 제동이 걸리고 있음을 나타냈다.

국내 업체들도 자구 플랜을 이행하며 내수 시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자 애쓰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봄 서울 강남사옥 이전을 앞두고 백화점, 대형 마트, 슈퍼, 편의점, 쇼핑몰, 온라인몰 등 주요 유통사들을 하나의 부문(BU)으로 묶는 온·오프라인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수입 브랜드 직매입 매장인 ‘롯데탑스’도 내년까지 7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우수 제조 브랜드를 잇달아 매입해 소매제조유통 업계 전반의 혁신을 유도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백화점과 대형 마트, 쇼핑몰 등의 초대형화를 주도하며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미래형 모델 도입에 전력하고 있다. 수출 부문에서도 업체들은 1세대 모델의 실패에서 얻은 교훈을 살려 현지 점포 운영권 확보, 프랜차이즈 모델 수출 등 리스크를 줄이는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틀 자체를 바꾸는 근본적 혁신으로 자체 경쟁력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않고서는 전 세계를 아우르는 발 빠른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문화계와 뷰티 업계 등이 ‘한류’로 좁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한 것처럼 유통 역시 스스로의 내부 혁신과 21세기형 기술인력 투자 등으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플랜을 짜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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