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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미디어] [전술분석] 뒷공간+크로스 수비 더 힘든 스리백, 이래서 안 됩니다

Jacob, Kim 2018. 6. 4. 01:47






□ 사고실험( 驗, Thought experiment, in experiment of thought )

 

  ○ 어떤 이상적인 상황을 상정하고 거기에서 이상적인 실험을 실시했다고 할 때에 일어나리라고 생각되는 현상을 이

      론에 입각하여 사고적으로 추구하는 일. 실제로는 순수하게 실현될 수 없으나 이론적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이상적

      인 과정을 고찰함으로써 중요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 사용된다. 

      (출처 : 다음 백과사전)






2018년 6월 2일자 칼럼





스리백의 약점을 극복할 수 없었던 한국 축구




한국은 스리백의 태생적 약점을 극복할 수 없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월 1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A매치 친선 경기에서 1-3으로 완패했다. 한국은 측면 수비에 불안을 노출했고 측면 공격수 에딘 비슈카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3-4-1-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스리백 전술 가동은 이미 예고된 부분이었다. 경기 전부터 우려가 컸다. 신태용 감독이 부임한 후 스리백을 쓴 경기에서 성적이 매우 나빴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10월 A매치 기간 러시아와 모로코를 만난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신태용 감독은 두 경기 모두 스리백을 활용했다. 두 경기 상대 모두 1.5군 수준의 전력으로 한국을 상대했음에도 2-4, 1-3 완패를 당했다. 수비진은 기초적인 실수를 수없이 저지르며 자멸했다. 다만 당시 K리거를 차출하지 않아 풀백 자원이 없어 포지션 불균형이 심했던 탓도 분명 있었다. 이청용이 익숙하지 않은 윙백으로 뛰어야 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3월 폴란드 원정 경기에서도 스리백을 가동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멤버였다. 그러나 수비수 숫자가 한 명 더 많아도 어차피 놓칠 선수는 그대로 놓쳤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박스 안에서 노마크 헤더 기회를 수차례 얻었고 결국 선제골로 연결됐다. 신태용 감독은 전반 38분 김민재를 빼면서 포백으로 전환했고 전술 변경 후 경기력이 더 좋았다.

결국 이번 경기에서도 스리백은 실패였다. 스리백에 포함된 기성용이 후방에서 상대 압박을 덜 받았던 덕분에 속시원한 롱패스를 시도할 기회가 많았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점이 크지 않았다. 오히려 스리백의 태생적인 약점을 그대로 노출하면서 실점 빌미만 제공했다.

스리백은 측면 수비수가 없는 포메이션이다. 4-4-2, 4-3-3, 4-2-3-1 등 포백 포메이션에서는 4-3-1-2처럼 윙어를 두지 않는 포메이션이 아니면 각 측면에 수비수 한 명과 미드필더 or 공격수 한 명이 배치된다. 4-3-1-2 포메이션이라 해도 측면 수비수는 있다. 반면 스리백은 포지션상 미드필더로 분류되는 윙백이 각 측면에 한 명식 배치되는 게 전부다. 윙백은 풀백보다 더 전진 배치되는 만큼 우리 측면 뒷공간은 더 넓어진다.





완성할 수 없는 전술과 시름하는 한국 축구




이날 경기 실점이 모두 측면 수비에서 발생했다. 한국은 오른쪽 윙백 이용을 전진시켜 크로스 공격을 자주 노렸다. 그만큼 이용은 많은 거리를 뛰어야 했고 상대적으로 측면 수비가 허술해질 수밖에 없었다. 윙백이 올라가면 그만큼 뒷공간도 넓어지기 마련이다. 전반 28분 첫 실점과 쐐기골 모두 오른쪽 측면에서 허용한 크로스가 발단이었다. 전반 종료 직전 내준 비슈카의 추가골 장면에서는 왼쪽 뒷공간을 완벽하게 내줬다. 이미 공중볼 수비에서 약점을 노출하는 팀이 크로스 수비마저도 어려워지는 포메이션을 선택했으니 실패는 자명했다.

그렇기에 스웨덴이 투톱을 쓰는 팀이라고 해서 중앙 수비수를 3명 기용해야 한다는 생각은 단편적일 수 있다. 오히려 에밀 포르스베리를 앞세워 측면 역습을 전개하는 스웨덴에 측면 수비수가 없고 뒷공간 노출이 심한 스리백 전술은 약점을 노출하는 격이 된다.

최근 유럽 축구에서 스리백을 주로 활용하는 감독들은 이러한 측면 수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았다. 한쪽 윙백이 공격에 가담하면 반대쪽 윙백이 내려와 임시적으로 포백 변환을 시도하거나 중앙 미드필더로 측면 수비가 내주는 뒷공간까지 커버할 만큼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를 기용하는 식이다.

또 현대적인 스리백을 쓰는 팀은 측면 수비수도 겸하는 중앙 수비수를 기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윙백이 허용하는 공간을 양측 중앙 수비수가 효과적으로 커버할 수 있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의 경우 얀 베르통언이 왼쪽 풀백, 토비 알데르베이럴트가 오른쪽 풀백을 소화할 수 있다. 첼시의 경우도 세자르 아즈필리쿠에타는 본업이 풀백이고 안토니오 뤼디거 역시 오른쪽 수비수로 뛸 수 있다. 반면 한국이 보유한 중앙 수비수들은 측면 커버 능력이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앙 수비 해내기도 급급한 선수들에게 측면 커버까지 시키기는 힘들다.

완성할 수 없는 전술이라면 이론적으로 좋아도 의미가 없다. 2010년대 유럽 축구계를 뒤흔든 '티키타카', '게겐프레싱'이 좋은 전술이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이를 제대로 구현한 팀은 흔치 않다. 더군다나 한국은 대다수 축구 선진국과 비교하면 피지컬, 개인기량, 전술 이해도 모두 떨어진다. 아무리 필요한 전술이라 해도 이를 구현할 능력이 없으면 활용할 수 없고 활용해서도 안 된다.




뉴스엔 김재민 기자 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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