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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변해야 산다"…온라인 파고 맞선 유통 '맏형' 백화점의 무한 변신

Jacob, Kim 2018. 8. 12. 17:18







2018년 8월 10일자





롯데百, 젊은 상권에 2030 잡을 VR 체험존 문 열어
현대百, 명당 층에 리빙관·1층에는 레스토랑 배치
온라인 공세에 맞서 '경험'으로 차별화 꾀해





[기사 전문]




롯데백화점 건대점 롯데몬스터VR 전경(사진=롯데백화점)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유통채널 ‘대표 선수’인 주요 백화점들이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온라인몰의 거센 공세에 맞서 ‘경험’이라는 오프라인만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건대점에 1400㎡ 규모의 가상현실(VR) 체험존 ‘롯데 몬스터(LOTTE MONSTER) VR’ 1호점을 열었다. 롯데 몬스터VR은 야외 활동 관련 VR기구로 구성된 ‘몬스터 어드벤처’, 높은 층고와 거대한 스케일을 활용해 대형 VR 기구가 설치된 ‘몬스터 판타지’, 다양한 VR 전용 영화를 최대 14인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는 ‘몬스터 시네마’, 다양한 음료와 스낵을 판매하는 ‘몬스터 카페’로 꾸려졌다.

60개 이상 VR 콘텐츠가 마련돼 있으며 동시에 1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

롯데백화점 측은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오프라인을 이탈하는 젊은층을 잡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거듭한 끝에 젊은 상권에 위치한 건대점을 VR테마파크 1호점으로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건대점은 20~30대 고객의 매출 구성비가 전체의 35%로 전 점 중 가장 높다. 특히 대학가인 주변 상권 특성상 주말에도 친구, 연인 단위의 젊은 고객들이 많이 방문한다.




현대백화점 역시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3일 4개월 간의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문을 연 무역센터점(11층 건물) 한가운데 층인 4층에는 ‘럭셔리 리빙관’이 들어섰다. 공사 전 40여개 여성 패션 브랜드가 입점해 있던 곳이다. 유동 고객이 많아 소위 ‘명당 자리’로 불리는 백화점 한가운데 층을 ‘패션’ 대신 ‘리빙’이 차지한 것이다.

리빙이 백화점 한가운데 층에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말 들어설 면세점 공간(8~10층) 때문에 패션·잡화 등의 매장 면적은 10~20% 줄였지만 4층 리빙관만은 가구 편집숍을 비롯한 리빙 상품을 특화해 매장 면적을 줄이지 않았다.

리빙 제품은 단가가 비싸고 직접 보고 신중히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 명품과 함께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강세를 보이는 품목이다.

최근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리빙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늘어나자 상식을 뒤엎는 매장 구성을 통해 고객의 편의성과 쇼핑하는 재미를 함께 제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은 또 백화점의 얼굴 격인 1층에도 변화를 줬다.

최근 천호점 1층에는 SPC그룹이 운영하는 이탈리안 캐주얼 레스토랑 ‘라그릴리아’와 커피전문점 ‘커피앳웍스’ 등이 들어선 ‘더라운지’를 선보였다. 특히 ‘백화점 1층에는 고객들이 쇼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리창을 없애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통유리창을 설치한 것도 눈길을 끈다. 백화점 1층은 보통 밖에선 안이 보이지 않는 형태인데, 통유리를 설치한 것만으로도 고객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화장품 편집매장 시코르를 확대하며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고 있다.

국내에선 볼 수 없는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고 체험형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오픈하는 곳마다 흥행을 이루고 있다. 올해 3월에 문을 연 대전 둔산점은 일 평균 1000명이 방문하는 등 지역 랜드마크로 거듭나고 있으며, 강남역 플래그십 스토어는 목표 대비 매출 10%를 초과 달성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13개인 시코르 매장을 연내 20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주요 백화점들이 이처럼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는 이유는 장기화 한 성장 정체와 연관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성장하는 데 그쳤다. 반면 온라인은 16.3% 증가하며 성장률에서 10배 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 제도가 정착하면 고객들이 다양한 경험을 위해 시간과 돈을 쓰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이 장시간 체류하면서 쇼핑과 먹거리, 즐길 거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함지현 (ham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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