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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존폐 기로’ 전경련, 차기회장 선임 ‘폭탄 돌리기’? [분석.전망]

Jacob, Kim 2017. 2. 17. 02:28




2017년 2월 16일자



10대그룹·관료출신 모두 차기회장직 고사…인선 ‘난항’
전경련 “차기회장 내정 없이 쇄신안 논의 어려워”




[기사 전문]



존폐 기로에 놓인 전경련이 오는 17일 이사회, 24일 정기총회를 앞두고도 차기회장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재계에서는 차기회장 후보군이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선뜻 수용 의사를 내비친 인물이 없어 ‘폭탄 돌리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유력한 차기회장 유력 후보로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전경련이 손 회장에게 차기회장직을 맡아줄 것을 요청해 수락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는 설과 함께 신 회장이 차기회장직을 수락했다는 얘기도 떠돈다.

손 회장은 2005~2013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내 경제단체의 역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CJ 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신 회장의 차기회장 수락 여부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신 회장의 회장직 수락 얘기는 금시초문이며 검토한 적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스키협회장으로서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집중해야하는 상황으로 다른 대외활동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다음달 최순실·안종범 재판에 증인 출석 건도 있어 정황상 전경련 회장직을 수락하는 것이 여의치 않다”며 “여론이 좋지 않아 차기회장을 맡는다 해도 그룹 이미지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경련 내부에서는 관료출신 외부인사를 차기회장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력 후보 인사였던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이를 수락하지 않으면서 무산된 상황이다.

신 회장과 마찬가지로 청문회서 전경련 해체에 반대의사를 표명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차기회장 후보로 지목되기도 했다. 현재 전경련 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하마평에 올랐다.

그럼에도 이들 그룹은 시기가 시기인 만큼 차기회장 후보군으로 총수가 거론되는 것조차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차기회장 선임을 놓고 재계의 ‘폭탄 돌리기’가 반복되자 30대 그룹 내에서 차기회장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진 분위기다.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구자열 LS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등이 후보군이다. 다만 이들 그룹 중에서도 적극적으로 의지를 드러낸 인물은 나타나지 않았다.



전경련은 그동안 회장단의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을 결정해 정기총회에서 추대해왔다. 늦어도 정기총회 전까지 수장을 찾지 못할 경우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회장 자리를 공석으로 두고 상황을 지켜보는 시나리오도 있다. 전경련은 과거에도 회장을 구하지 못해 회장 자리를 공석으로 두는 일이 있었다. 2010년 조석래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반년 넘게 회장직을 공석으로 두기도 했다.

그러나 전경련은 차기회장 선임 이후에도 쇄신안 마련이라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이를 강력한 리더십으로 이끌 회장 자리가 공석이 돼 조직 쇄신이 미뤄진다면 전경련 해체를 주장하는 여론이 더욱 심화될 우려가 있다. 정기총회 이전에 어떻게든 차기회장 인선을 매듭지어야하는 전경련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전경련 관계자는 “정기총회에 앞서 차기회장을 내정하지 않으면 쇄신안 논의 등 향후 전경련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검토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경련은 17일 오전 11시30분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비공개로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화, 한진, 금호아시아나,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들은 대거 불참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안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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