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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특강] "2시간 내 갑니다"…빠르게 식은 '빠른배송戰'

Jacob, Kim 2017. 3. 4. 00:57




2017년 2월 27일자




배송의 두 얼굴 1




쿠팡, 로켓배송으로 고성장…'두시간 내 배송 서비스'는 종료




[기사 전문]







유통업계의 '속도전(戰)'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얼마나 빨리 배송해주느냐를 두고 혈투를 벌이던 업계는 수익성 타격에 더이상 버티지 못하는 분위기다.

빠르고 정확한, 그리고 친절한 배송으로 성장궤도에 올라 대표적인 온라인 유통몰로 급부상한 쿠팡. 쿠팡은 자사의 배송 직원이 직접 배송하는 빠른배송서비스, '로켓배송'을 내세워 고성장했다. 쿠팡의 정직원 배송기사인 '쿠팡맨'이 로켓배송 가능 상품을 주요 수도권 지역에 한 해 무료로 주문 당일, 또는 익일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2014년 3월 시작했다.

공휴일에도 배송한다는 점과 배송기사의 친절함을 경쟁력으로 시장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부터 11번가, 위메프 등 동종업계 경쟁사들은 앞다퉈 유사 서비스를 내놨다. 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물류센터를 추가 건설하고 배송 직원을 추가로 채용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쿠팡은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5000원의 이용료를 내면 기저귀 등 유아용품을 두 시간 이내에 배송해주는 '두 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속도전'은 오래가지 않았다. 도입 14개월만인 지난해 9월 이 서비스는 종료됐다. 예상보다 적었던 수요 탓이다.

비슷하게 출발한 경쟁사 서비스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11번가는 '110분 특급배송' 서비스를 종료했다. 퀵서비스 온 ·오프라인(O2O) 서비스 업체인 원더스와 함께 선보인 이 서비스는 서울 시내 주요 지역에서 11번가 직영몰에서 판매하는 패션 상품을 10만원어치 이상 구매하면 110분 이내에 무료로 배송해주는 걸 골자로 한다. 회사 측에서는 프로모션 성격이었던 행사가 종료된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존 택배 시스템을 이용해서도 쿠팡과 유사한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초고속 배송 보다는 옴니채널의 발달에 편승, 고객이 지정한 편의점이나 마트 등 매장에서 제품을 받아 보는 픽업 서비스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롯데그룹은 온라인을 통해 주문한 상품을 세븐일레븐이나 하이마트 등 고객이 지정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아볼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도입해 선보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와 티몬은 각각 GS25, CU와 협약을 맺고 제품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데다가 이미 선진화된 택배 시스템을 충분히 활용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이라면서 "온라인쇼핑 사업자 입장에서 직접 당일배송을 하기 위해 물류창고 확보, 운영 시스템 도입, 영업용 배송차량 확보, 직원 채용 등의 고정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엔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히 다양한 옴니채널 서비스의 등장으로 한 유통업체가 전문 인프라를 별도로 구축해 촌각을 다툴 필요까지는 없어지고 있다"면서 "관련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고 그만큼의 실적은 뒷받침 되지 않아왔다"고 덧붙였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원문보기: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7022622054669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