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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 “시리아서 철군”…쿠르드 울고 IS 웃는다

Jacob, Kim 2018. 12. 20. 22:37






| 경향신문 "에르도안, 트럼프에게 긍정적 답변 받았다" 못 다한 이야기





2018년 12월 20일자





[기사 전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 격퇴전 승리를 선언하며 주둔 미군 철수를 전격 발표했다. 시리아에 파병한 지 3년여 만으로, 외교안보라인의 반대를 무릅쓴 결정이다. 미국의 중동 지역 영향력이 감소하고 시리아 내전 해법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외교안보 참모 만류에도 철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우리는 IS를 격퇴했고 영토를 되찾았다”며 “우리의 소년들, 젊은 여성·남성들, 그들 모두 돌아오고 있다”고 철군을 공식화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미군을 귀환시키기 시작했다”며 “군사작전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필요할 경우 언제든 다시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시리아 주둔 미군 전원을 철수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30일 내’, 로이터통신은 ‘60일에서 100일 이내’가 철군 완료 시점이라고 각각 전했다.

2015년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시리아에 지상군을 파병했다. 현재 약 2000명이 시리아 북동부에서 쿠르드족이 주도하는 시리아민주군(SDF) 등을 훈련시키고 있다.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주둔 비용 등을 이유로 철군을 주장했지만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외교안보 참모들이 이를 반대했다. 전날 회의에서도 매티스 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결정을 만류했지만 실패했다.

철군 결정이 터키가 시리아의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작전을 천명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12일 조만간 국경을 넘어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공격하겠다고 밝혔고, 17일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들었다”고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8일 터키에 35억달러(약 4조원) 규모의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 수출을 승인했다.

미국이 무기 판매를 대가로 시리아 쿠르드에 대한 터키의 공격을 묵인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터키는 자국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우려해 시리아의 쿠르드족을 공격해왔다. 터키가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으로 미국을 압박한 배경이라는 분석도 있다.



■ 뒤통수 맞은 쿠르드


뉴욕타임스는 이번 결정을 “쿠르드에 대한 또 한번의 역사적 배신, IS에겐 특혜”라고 표현했다. 쿠르드족은 2014년부터 미국의 지원을 받아 IS 격퇴전의 최전선에 섰다. 그 대가로 쿠르드 분리·독립을 기대해왔지만 미국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됐다. 뉴욕타임스는 미군 철군 소식에 SDF 측이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쿠르드의 보호막이었던 미군이 빠지면 터키는 시리아의 쿠르드에 대한 공격을 본격화할 공산이 크다. 쿠르드 지역 지배권을 확보하려는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쿠르드족을 협공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쿠르드는 IS와의 전투를 포기할 수도 있다.

IS는 시리아에서 예전 점령지 대부분을 잃었지만 완전히 몰락한 것은 아니다. 시리아 하진과 이라크 등지에 3만명가량의 전투원이 잔존해 있다. 해당 지역에선 여전히 하루 평균 75건의 IS 공격이 발생하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시킨 뒤 IS가 부상한 사례를 들며 “오바마 같은 큰 실수”라고 비판했다.



■ 러시아·이란으로 기우는 세력축


2011년 시작된 시리아 내전에서 ‘지렛대’ 역할을 해온 미군이 빠지면 세력 간 역학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시리아 내전의 실상은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 양상이 짙다. 미국이 시리아에 지상군을 파견하자, 러시아도개입했다. 수니파 무슬림이 다수인 시리아를 두고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와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끼어들었다.

미군 철군으로 주도권은 러시아와 이란으로 기울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란을 견제하려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불안 요소가 커진다. 러시아가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 실제 러시아 외무부는 이 지역 위기에 대한 정치적 해결 전망을 밝게 한다며 반겼다. 미국 공화당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분명히 정치적 결정”이라고,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국가 안보가 아닌 사적 목적에서 내려진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행정부는 이라크,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철수 여부에 대해선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이라크전 이후 직접 개입을 자제하고 현지 세력을 앞세웠던 미국의 중동 전략에도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더 이상 현지 세력의 신뢰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시리아 주둔 미군 2000명 전격 철수 결정에 관해 오후 9시 30분 기준 업로드 기사

빨간색으로 동그라미 친 것은 「 가상국가 독일 」이 주목하고 있는 기사들이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12202127005&code=97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