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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러시아, 北에 '핵폐기시 원전 제공' 비밀 제안"-WP

Jacob, Kim 2019. 2. 1. 04:03







2019년 1월 30일자





지난해 10월 말 비밀리에 제안… 협상 성사 여부는 불분명





[기사 전문]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러시아가 지난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비밀리에 제안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지난해 10월 말 북한에 원전을 직접 건설 및 운영하고 그 핵폐기물을 러시아로 반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전력난에 시달리는 북한에 에너지를 제공하면서도 핵 위험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은 러시아가 이같이 제안한 사실을 지난해 말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와 북한이 아직 이 제안을 놓고 협상 중인지, 이것이 북미 간 협상에 영향을 줬는지는 불분명하다고 WP는 전했다. 다만 이 사안에 밝은 소식통들은 북한이 제안에 응했다면 러시아가 북한에 현실적인 비핵화 시간표를 요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백악관과 국무부, 중앙정보국(CIA), 주미 러시아 대사관 등은 이와 관련한 입장 표명을 거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동북아시아 내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북한에 이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관련 전문가 및 외교관들은 "러시아는 오랜 기간 동안 시베리아와 동아시아를 잇는 에너지망을 구축하는 데 관심을 보였다"면서 "지정학적 위기를 극복하려는 해결자로도 비춰지고 싶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러시아가 북한에 이번 제안을 했을 당시 미국과 북한은 비핵화 협상을 놓고 교착 상태에 빠져있었다.

미국 해군연구소(CNA)의 켄 가우스 박사는 "러시아는 (자국의) 경제·안보를 이유로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북한을 거쳐 한국까지 가스관을 건설하고 북한과 국경을 맞닿고 있다는 이유로 동북아시아의 안보 문제에 지분을 가지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가우스 박사는 그러면서 미국이 반대하는 한 북한 측이 러시아의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조지 W.부시 행정부 시절 미국과 북한과의 협상 중에도 북한 핵무기 폐기를 대가로 경수로 원자로를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전임 정권인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에 제안했던 안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한 부시 행정부는 핵발전소가 아닌 다른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거부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의 제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이전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의 제안을 환영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적인 생각을 고수하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북한 문제에 러시아가 개입하는 것을 반대해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싫어하는 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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