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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중 외에 러도 있다”… 북, 꿈쩍 않는 미에 ‘푸틴 카드’ 흔들기

Jacob, Kim 2019. 4. 21. 02:02







2019년 4월 19일자





김정은, 25일쯤 푸틴과 첫 회담… 구체적인 성과 내긴 어려울 듯





[기사 전문]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빈손’으로 돌아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대면을 한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두 차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네 차례 만났지만 푸틴과는 처음 만나는 것이다.

사실 북한 입장에선 든든한 후견자인 중국에 비해 러시아는 의지할 수 있는 중량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를 맞는 현재 김 위원장으로선 러시아와의 밀착 카드가 또 다른 매력적인 레버리지가 될 수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실패한 김 위원장이 마침내 푸틴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질 준비가 된 것 같다”며 “그가 미국과 중국에 다른 옵션들을 갖고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17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이날 크렘린궁은 김 위원장이 4월 하순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북한과 러시아가 김 위원장의 24~26일 방문 일정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18일 보도했다. 정상회담은 25일쯤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WP는 특히 북·중 관계가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개선됐지만, 양측 사이에는 뿌리 깊은 불신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우선 푸틴 대통령을 만나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한 러시아의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러시아의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올해 말까지 귀환하게 돼 있는 러시아 내 북한노동자 체류 연장방안 등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처음 만나는 자리지만, 북한 입장에서 이번 회담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으로선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대놓고 위반하는 정치적 부담을 지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최근 러시아의 대외정책은 한반도보다는 중앙아시아와 동유럽 쪽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WP는 “이번 회담은 상징성은 클 수 있어도 생산성은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담 장소로 유력한 블라디보스토크의 루스키섬은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센토사섬처럼 외부 접근이 어려워 보안과 경호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곳이다. 특히 정상회담장으로 꼽히는 극동연방대는 세계 최초로 한국어과를 개설한 대학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곳에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동방경제포럼 등이 열렸다.





미국은 러시아 방문을 앞둔 김 위원장에 대해 거듭 완전한 비핵화에 나설 것을 압박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무엇이 필요한지 묻는 질문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진정한 징후(real indication)”라고 밝혔다. 그는 비핵화 진전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얘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진정한 합의(real deal)를 이룰 수 있다면 3차 회담을 가질 준비가 완전히 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없다면 미국으로선 비핵화 협상 재개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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