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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소스] ‘중동의 화약고’ 재점화하나…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연일 무력충돌

Jacob, Kim 2019. 5. 5. 21:31







2019년 5월 5일자





[기사 전문]





‘중동의 화약고’로 불리는 팔레스타인 자치령 가자지구에서 지난 3일(현지시간)부터 사흘째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면서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말부터 시작된 평화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데다 양측 모두 보복을 다짐하고 있어서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을 편들고 있는 점도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는 5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군에) 가자지구 내 테러조직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계속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의 중재로 평화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측 관계자도 “가자 시민들의 삶을 개선할 만한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긴장완화를 기대할 이유가 없다”면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간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은 이스라엘 영토에 450발이 넘는 로켓 공격을 가했고,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와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이슬라믹 지하드’의 군사시설 등에 약 220차례 보복 공습에 나섰다. 이틀간의 충돌로 팔레스타인인 6명, 이스라엘인 3명이 숨졌다. 앞서 3일에도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총격으로 팔레스타인인 4명이 숨지는 등 이날까지 양측에서 총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양측의 군사적 긴장 상황은 최근 들어 가장 심각하다”면서 “양측을 중재해 온 국제사회의 노력이 위태로워졌다”고 분석했다. 가장 최근 무력 충돌이 발생한 3월 말 이후 이집트가 중재에 나서면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봉쇄를 완화하고 하마스는 로켓 발사를 중단한 뒤 양측은 평화협상을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약속한 내용 중에는 국경 통제 완화, 카타르 정부의 팔레스타인 자금 지원 허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 CNN 방송 등은 전했다.





그러나 가자지구를 실효지배하는 하마스는 최근 이스라엘이 합의 이행을 지연하고 있다면서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이날부터 시작되는 라마단 기간을 앞두고 자금이 필요한데 이스라엘 측이 카타르 정부의 지원금 수백만달러의 송금 허용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을 문제삼았다. 하마스 측이 “만족할 만한 합의 전까지는 긴장완화도 없다”고 경고한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연이은 친이스라엘 정책도 양측의 무력충돌이 장기화되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내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끝내기 위한 ‘중동평화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평화안에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아랍권에서는 발표 전부터 우려와 반발이 나오고 있다WP는 전했다. 이로 인해 중동평화안이 상황을 해결하기는커녕 더 꼬이게 할 수도 있다는 회의적 전망이 나온다.

오는 7~9일이 이스라엘의 현충일과 독립기념일 연휴, 14일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가 열리는 날인만큼 긴장 사태가 길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양측 모두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군사적 긴장이 완화될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무장병력을 가자지구 인근 남부에 병력을 추가로 배치했고, 이슬라믹 지하드 역시 필요시 추가 공격을 준비하겠다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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