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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低고도·불규칙 비행… 사드도 패트리엇도 잡기 힘들다

Jacob, Kim 2019. 5. 7. 01:26







2019년 5월 6일자





[기사 전문]





[北 미사일 도발] 北이 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은





북한이 4일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스칸데르급 탄도미사일은 작년 2월 8일 북한군 창설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처음 등장했다. 러시아는 이 지대지 미사일을 지난 2006년부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요격 미사일 시스템을 뚫기 위해 실전 배치했는데 북한이 이와 비슷한 미사일을 개발한 것이다. 이스칸데르급은 통상적인 탄도미사일의 포물선 궤적이 아닌 불규칙한 패턴으로 날아가 일반적인 요격체계로는 요격이 어렵다. 정점 고도가 50㎞로 고고도 미사일 발사 체계(40~150㎞)인 사드로는 요격 자체가 어렵고, 하강 과정에서 빠른 속도로 불규칙한 궤적의 요격망 회피 기동을 해 패트리엇(PAC-3)으로도 상대하기 까다롭다.

이스칸데르급의 사정거리는 280~500㎞로 중부 지방이 타격권이다. 군 수뇌부가 모여 있는 계룡대도 타격 가능하다. 정보 당국은 "성능과 의미를 조금 더 확인해봐야 한다"고 했지만, 타격의 정밀성 역시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의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은 강원도 원산의 호도반도에서 약 220㎞ 떨어진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인근의 바위섬을 타격해 명중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이번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은 미국의 '레드라인'인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실험은 아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심기를 직접 건드리지는 않았지만, 당장 우리나라에 큰 위협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은 탄두 중량이 480㎏가량으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술핵무기'로 활용될 수 있다"며 "남한 타격용으로 사용되면 우리 군 요격 체계가 무력화되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은 그동안 이 미사일을 꾸준히 개량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군 관계자는 "작년 2월 열병식에 공개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의 이동식 발사대는 조악한 수준이었는데, 이번엔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동식 발사대가 개량됐다"고 했다. 미국을 직접 건드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국을 겨냥한 무기는 지속적으로 개발했다는 뜻이다. 북한은 4일 도발 당시 최소 2발 이상의 이스칸데르급 미사일과 함께 역시 한국에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는 300㎜ 신형 방사포와 240㎜ 방사포를 두 시간 동안 총 10여 발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앞으로 도발 수위를 어디까지 끌어올릴지도 관심사다. 북한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에 빠지자 지난달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전차용 스파이크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그리고 17일 만에 이보다 고강도인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북한은 이스칸데르급 도발에 대해서도 '신형 전술 유도 무기'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톤다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도발이 미국의 협상 태도를 움직이지 못한다고 판단될 경우 도발 강도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힘을 통해 자신들의 핵보유국 지위를 관철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미국을 이런 방법으로 대화의 장으로 끌어와 단계적 비핵화 협상을 하겠다는 의도로, 이와 같은 의지가 실현되지 않으면 ICBM 등 추가적인 도발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미국과의 협상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스커드·노동 등 중·단거리 미사일을 이용한 도발을 하거나 '위성 발사' 등의 우회로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군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이 탄도미사일급 도발을 또다시 인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양승식 기자 yangsshi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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