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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美 “러, 비밀리 저강도 핵실험”… 核경쟁 촉발 우려

Jacob, Kim 2019. 6. 15. 04:39








2019년 5월 30일자





국방정보국 수장 포럼서 주장

“북극해 군도 노바야제믈랴서

매우 작은 규모로 실험 실시

‘모라토리엄’명확하게 위반”

러 “국제조약 규정 철저준수”





[기사 전문]





러시아가 핵능력을 증강하기 위해 매우 낮은 수준의 저강도 핵실험을 비밀리에 실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미국 국방정보 당국이 제기했다. 이를 빌미로 양국 간 핵경쟁이 불붙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수장인 로버트 애슐리 중장은 워싱턴DC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린 군축 포럼에 참석해 “미국은 러시아가 아마도 ‘무수율’(Zero Yield) 실험 방식으로 모라토리엄(핵실험 동결)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무수율 실험’은 폭발 시 핵에너지를 거의 방출하지 않는 매우 작은 규모의 핵실험을 뜻한다. 핵실험 장소로는 북극해 군도인 노바야제믈랴 제도가 꼽힌다.

애슐리 중장은 이날 포럼에서 “우리는 그들(러시아)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무수율’ 한도를 초과하는 낮은 수준의 핵실험을 할 준비가 돼 있는 형태로 관련 역량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 주장이 사실일 경우 러시아는 CTBT의 모라토리엄을 위반하는 셈이 된다. DIA는 미국의 다른 정보당국과도 해당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TBT는 전 세계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발효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 이란, 이집트, 미국 등 핵기술을 보유한 8개 국가로부터 추가 비준을 받아야 하는 상태다. 러시아는 지난 2000년 이 조약을 비준한 바 있다.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관 측은 “러시아는 2000년 비준한 CTBT를 포함한 모든 국제조약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WSJ는 미 당국자가 CTBT 합의 위반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애슐리 중장은 “러시아의 실험 활동은 핵무기 능력 증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고, 팀 모리슨 국가안보회의(NSC) 선임 국장은 “애슐리 장군은 러시아가 조약이 허용한 범위를 넘어선 핵무기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믿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뒷받침했다. WSJ는 저강도 실험이 군사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에 따라 양국 간 핵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 2월 초 러시아가 계속 조약을 준수하지 않으면 러시아와 체결한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의 이행을 중단하고, 6개월 후 탈퇴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미·러 간에 군축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이다. 이에 뉴욕타임스는 정부 등 내외 전문가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주로 전술핵 사용을 대비해 안전성 및 안정성을 키우는 실험을 계속 해왔던 것이라며 미 정부의 강경 대응을 경계했다. 전 로스앨러모스 무기연구소 소장이자 현 스탠퍼드대 교수인 시그프리드 헤커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핵 자체에 대한 실험보다는 군사적 사용 가능성에 대한 실험이었을 것이며 이는 이전부터 꾸준히 이뤄져 왔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무기통제협회(Arms Control Association)의 대릴 G 킴볼 수석 국장은 “중요한 문제는 정부의 주장이 새로운 사실이나 정보인지, 새로운 평가일 뿐인지를 잘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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