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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분석] “우리 뒤엔 중국” 혈맹 과시하며 ‘체제 보장’ 협상력 높이기

Jacob, Kim 2019. 6. 23. 20:53







2019년 6월 18일자





ㆍ북·중 정상회담을 대하는 북한의 의도
ㆍ시진핑이 직접 강조할 듯…단계적 비핵화 우군 연대 강화도
ㆍ1·2차 북·미 회담 전엔 ‘작전 타임’…이번엔 국면 전환 논의





[기사 전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중국 지도자로는 14년 만에 성사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20~21일)을 통해 북·중 혈맹 관계를 완전히 복원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특히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된 가운데 이뤄지는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은 중국이라는 ‘뒷배’가 있음을 다시 한번 과시하면서, 시 주석의 입을 통해 비핵화를 위해선 체제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협상 재개를 앞두고 북한이 자신들의 단계적 비핵화 방식에 공감하는 ‘우군’들과의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은 대외적으로 북·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함과 동시에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김 위원장이 네 차례나 중국을 방문한 데 대한 답방 차원이다. 김 위원장으로선 2012년 집권 후 7년 만에 중국 지도자와의 상호 방문을 성사시킴으로써 양국 간 혈맹 관계를 완전히 복원하고 대내외적으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2월 말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협상 교착 국면에 이뤄지는 회담이라는 점에서 앞서 이뤄진 네 차례의 북·중 정상회담과는 결이 다르다. 지난해와 올 1월 김 위원장이 1·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 주석을 만난 것이 일종의 ‘작전 타임’을 가진 것이라면, 이번의 경우 북·미가 각자의 비핵화 방식을 고수하며 대화가 사실상 단절된 상태에서 중국을 끌어들임으로써 협상판을 흔들어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18일 “비핵화를 통한 체제 안전 보장과 경제 발전이라는 북한의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중국이 키를 쥐고 있다”며 “미·중 간 경쟁 관계를 이용해 교착 국면의 변화를 모색해보겠다는 것이 북한의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내게 이런 패가 있다’는 걸 미국에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비핵화 상응조치로 체제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중국 지지를 재확인하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방식을 지지하면서 체제 안전 보장의 필요성을 언급해왔다.

지난 5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중·러 정상회담에서도 시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해결은 비핵화와 북한의 안보·발전을 교환하는 목표를 견지해야 하고, 비핵화와 평화체제 수립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북한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동안 비핵화에 초점을 맞췄던 북·미 협상에서 평화체제 등 상응조치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평화협정 체결 등 평화체제 논의가 본격화된다면 기존의 북·미 양자 협상 구도는 다자구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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