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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북 “한국에 뒤처진 단거리 미사일 개량, KAMD 뚫어라”

Jacob, Kim 2019. 9. 4. 22:05







2019년 8월 24일자





[기사 전문]





잇따른 미사일 도발 노림수… 요격 고도 피하려 계속 시험





북한이 지난 5월부터 8차례나 단거리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2010년 이후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는 화성 13·14·15형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열을 올렸던 것과는 달라진 양상이다. 북한이 우리 군에 뒤처진 단거리미사일 기술을 개발해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를 뚫으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80~90년대 개발한 미사일 개량



북한이 과거에 전력화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은 한국에 비해 상당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은 1970년대에 러시아 기술을 모방해 탄도미사일 개발을 시작했다. 80~90년대 사거리 300㎞의 스커드-B와 500㎞의 스커드-CSRBM 수백여 발을 배치했다. 이 미사일 대부분은 남한 전 지역을 사거리에 두고 있다. 하지만 발사 준비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운용·관리가 어려운 액체연료를 쓰고 있다.

북한은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SRBM에 비해 노후화되고 명중률도 떨어지는 구형 SRBM을 대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미사일 연료 체계도 관리하기 쉽고 언제든 쏠 수 있는 고체연료 추진체로 바꾸고 있다. 100여개로 추정되는 북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업그레이드하는 작업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방사포나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미국의 전술 지대지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는 ‘범용 TEL’을 개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군은 지대지탄도미사일 현무-2와 함대지순항미사일 해성-2, 공대지순항미사일 타우러스 등 여러 종류의 공격무기를 전력화한 상태다. 또 북한이 최근 개발하는 이스칸데르급 탄도미사일 기술을 2000년대 초반 개발했으며, 유사한 특성을 갖춘 현무-2B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 군이 배치한 공격용 미사일 대부분은 2000년대 이후 전력화한 것으로 북한 전역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23일 “스커드-ER, 북극성, 북극성 2형 등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이하급 미사일 800여발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에 비해 양적, 질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를 신형 미사일에 탑재하는 기술을 확보할 경우 북한과의 핵전력 격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북한은 북극성 3형을 비롯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개발 중이다.









KAMD 겨냥한 3종 무기 시험




북한이 8차례 쏜 신형 미사일이나 미확인 발사체의 정점고도는 25~60㎞였다. 비행거리는 220~600여㎞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런 특성은 북한이 KAMD체계로는 요격하기 어려운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우리 군과 주한미군의 미사일 요격 가능 고도는 사드(THAAD) 40∼150㎞, 패트리엇 PAC-3 CRI나 천궁-2로 잡을 수 있는 15~20㎞ 등으로 나뉘는데, 이 요격 범위를 피하기 위한 미사일 시험발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5월 두 차례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하며 단거리미사일 도발을 시작했다. 이때는 여러 종류의 발사체를 함께 쐈다. 북한이 신형 무기와 방사포 등을 섞어 쏘며 한·미 정보당국의 탐지능력을 떠봤을 가능성이 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북한이 어떤 것을 쐈는지 한 번 식별해보라고 하는 식의 도발”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7월부터 섞어 쏘지 않고 하루에 하나의 종류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2발씩 쐈다. 우리 군 당국 발표와 북한 관영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 에이태킴스와 유사한 ‘새 무기’, 대구경조종방사포 3종이 발사됐다. 오랫동안 개발한 신형 3종을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을 빌미로 시험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7월 25일과 8월 6일에 쏜 것은 이스칸데르급 미사일로 추정된다. 이 미사일은 하강하다가 상승(풀업·Pull-up)하며 요격을 피하는 회피기동이 식별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7월 25일 미사일 발사 후 “방어하기 쉽지 않을 전술유도탄”이라고 말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는 러시아제에 비해 낮은 고도와 빠른 속력을 기록했다. 러시아제는 정점고도 50㎞에 사거리 500㎞, 최대속도 마하 6.4이다. 8월 6일 발사된 북한판 이스칸데르는 마하 6.9 이상에 정점고도 37㎞를 찍었으며 450여㎞를 비행했다.

하지만 우리 군 당국은 종말단계 방어에서 다층방어로 강화 중인 KAMD체계로 신형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도 40㎞ 이하에서 회피기동하는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주한미군의 최신형 패트리엇 PAC-3 MSE도 도입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은 회피기동을 하면서 비행 속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요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사일 정밀유도 기술 부풀려졌나

 



북한이 최근 개발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 등 3종을 장사정포 등과 함께 수십 발을 남쪽으로 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결론은 다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미사일 시설에 원점 타격을 받거나 그 이후 평양 주석궁 등 전략 타깃이 초토화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선 이런 도발을 감행하기 어렵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 미사일의 정밀유도 기술이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에이태킴스급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바위섬을 때리는 장면을 지난 17일 공개했는데, 이 사진이 조작됐거나 별도의 폭약을 터뜨렸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 탄도미사일로 바위섬을 타격할 경우 이 사진처럼 거대한 화염을 일으키는 장면이 잘 연출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 미사일이 에이태킴스처럼 수백 개 자탄(子彈)으로 축구장 3~4개 면적에 피해를 입히는 성능을 갖췄는지도 미지수다. 바위섬 타격 사진을 보면 땅 밑으로 뚫고 들어가 지하시설을 파괴하는 벙커버스터급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한·미 정보당국은 잇따른 미사일 시험발사를 현장지도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동선을 사전에 파악했다. 7월 25일 함경남도 호도반도 일대에서 미사일을 쏘기 수일 전에 김 위원장이 그 인근으로 이동하는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원문보기: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94088&code=11122100&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