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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11월 성수기?...마냥 웃지 못하는 유통업계

Jacob, Kim 2019. 11. 24. 00:52







2019년 11월 5일자





공정위 특약매입 지침에 백화점 할인행사 부담 커져
온라인 쇼핑, 연중 최대 매출 올리지만 수익성 걱정에 불안





[기사 전문]





11월이 명실상부 유통업계의 최대 성수기로 부상했다. 설, 추석 같은 명절과 연말연시 성수기를 제치고 비수기였던 11월이 성수기가 된 것은 온라인 유통업계의 영향이 크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블랙프라이데이 붐이 온라인을 거쳐 오프라인까지 확대되면서 연중 가장 큰 세일기간이 됐다.

하지만 대목을 맞은 유통업계의 표정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각종 할인쿠폰과 세일 정책으로 매출 규모는 키울 수 있지만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수익성 개선은 더욱 어려워져서다.

11월에는 국내 주요 유통기업들이 참여하는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비롯해 온라인 쇼핑 대목인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29일)와 중국 '광군제'(11월 11일) 등이 진행된다.

몇 년 전만 해도 추석 이후 크리스마스와 연말 대목 사이에 끼인 11월은 유통업계의 대표 비수기로 통했다. 하지만 블랙프라이데이를 겨냥한 온라인 쇼핑업체들의 세일 기간이 11월에 집중되면서 정부 주도의 코리아세일페스타 행사도 11월로 자리를 옮겼다. 코세페는 그간 9~10월에 진행됐던 것과 달리 올해부터는 11월로 자리를 옮겼다. 국내외 연중 최대 세일행사가 집중되면서 11월은 유통업계 최대 성수기로 부상했다.




올해는 이커머스,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가전 양판점 등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를 비롯해 화장품, 패션, 식품 제조사 등 650여 업체로 참여 기업이 확대되면서 행사 규모는 더욱 커졌다. 하지만 최대 규모의 행사에도 유통업계의 고민은 오히려 깊어지는 모양새다.

백화점업계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 유통업 분야의 특약매입거래에 관한 부당성 심사지침(이하 특약매입 지침)' 개정안을 놓고 행사 초기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개정안은 대형 유통업체가 세일 등 행사를 진행할 경우 할인 규모의 50% 이상을 부담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백화점협회에 따르면 개정안 적용 시 5개 주요 백화점의 연간 영업이익은 25%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일을 하지 않을 경우 이익 감소 폭은 7%에 그쳤다. 코세페를 비롯해 할인 행사를 기피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코세페를 앞두고 내려진 지침에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공정위는 내년 1월로 시행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미뤄진 것 일뿐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 셈이다. 백화점들은 올해 행사에서 할인 보다는 경품 중심 행사로 뒤늦게 참여를 결정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정부가 주도하는 행사를 앞두고 한 쪽에서는 규제를 강화하고 한 쪽에서는 참여를 독려하는 등 정부 부처 간에도 이견이 많은 행사”라며 “이런 식의 방법으로는 정부가 유도하는 소비 진작과 이를 통한 경제 활성화 효과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규제에 발이 묶인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온라인 업계는 수익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매출 규모를 늘리기 위해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마케팅 비용의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주요 온라인 쇼핑 업체들은 ‘연중 최대, 최고’라는 수식어를 붙여가며 행사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대규모 세일이나 할인 쿠폰 등을 지급해 거래액을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거래액이 증가한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거래액이 늘수록 직접 매입 가격을 낮출 수 있고 신규 판매자 유치에 유리한 면이 있지만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행사가 몰리다 보니 같은 상품을 놓고 최저가 경쟁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1원이라도 싸게 살 수 있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출혈경쟁을 지속해야 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가장 예민한 달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른바 미끼 상품으로 불리는 상품권이나 식사권, 할인 항공권 등을 선점하기 위해 각 업체의 MD들 사이에서는 연초부터 경쟁이 벌어지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쇼핑업체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12월이 연중 매출이 가장 높은 달이었지만 블랙프라이데이 등 행사 시작 후 11월로 옮겨왔다”며 “사전 마케팅이 시작되는 10월부터 12월까지 4분기가 매출도 가장 높지만 마케팅 비용 지출도 가장 큰 시기”라고 설명했다.





데일리안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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