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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이란 미사일 공격으로 北·이란 ‘미사일 커넥션’ 재조명

Jacob, Kim 2020. 1. 19. 22:17








2020년 1월 9일자





[기사 전문]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하면서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커넥션’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이번에 쏘아올린 미사일에 북한 기술이 적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1980년대 이란에 스커드 미사일을 수출하며 인연을 맺은 이후 최근까지 기술 교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언론은 레이더 교란 시스템과 확산 탄두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신형 미사일이 공격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8일 새벽(현지시간) 이라크 내 미군기지 공격 당시 ‘파테-313’과 ‘기암-1’ 2종의 미사일을 투입했다고 타스님 뉴스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파테-313과 기암-1은 사정거리가 각각 500㎞, 800㎞인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다. 파테-313은 ‘파테-110’을 개량한 기종으로 실전에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암-1은 이란이 기존에 보유한 SRBM ‘사햐브-2’를 개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스님 뉴스는 파테-313이 매우 빠른 속도로 비행해 패트리엇 등 미국의 요격 시스템으로 막아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에 사용된 기암-1에는 레이더 전파 방해 시스템과 확산 탄두가 탑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여러 개의 폭발성 자탄(子彈)으로 구성된 확산 탄두 덕분에 기암-1 한 발로도 미군기지 내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입힐 수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이란이 공격에 사용한 미사일이 북한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암-1의 전신인 샤하브-2는 구소련제 스커드-C 미사일의 북한판 복제품인 ‘화성 6형’에 기반을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테 계열은 이란이 자체 개발한 고체연료 기반 SRBM이다. 북한은 2010년대 초반 파테-110을 이란에서 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파테-110에서 고체연료 엔진 기술을 습득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기술 제휴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란은 1979년 이란혁명 이후 극심한 외교 고립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라크의 기습 침공으로 이란·이라크 전쟁이 발발하자 이란은 보복 타격 목적으로 북한에서 스커드 미사일을 도입했다. 이란과 이라크 양국은 전쟁 막바지에 스커드 미사일을 상대방의 인구밀집 지역에 무차별적으로 발사해 무고한 민간인을 살상했다.

이후 북한과 이란은 미사일 거래는 물론 기술 제휴까지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지난해 1월 보고서에서 북한이 이란과 시리아 등 국가에 미사일 기술 판매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휴 그리피스 조정관은 지난해 3월 미 하원 청문회에서 북한의 무기 거래용 위장회사인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관계자들이 이란 주재 북한대사관에 상주한 사실을 공개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지금까지 이란에 200~300기의 스커드 미사일을 판매했고 스커드 미사일 공장 건설 작업도 도왔다”며 “이란이 미군기지에 발사한 미사일은 북한 기술로 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월러스 그렉슨 전 미 국방부 동아태차관보는 “북한과 파키스탄, 이란은 10여 년 동안 핵무기 관련 협력을 활발히 진행해왔다”며 “핵탄두 운반용 미사일 개발 협력도 함께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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