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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백화점업계, '1층 = 화장품' 공식 깬다…고객선호 상품군 속속 입점

Jacob, Kim 2020. 2. 8. 02:15







2020년 1월 12일자





롯데·현대·신세계, 화장품 대신 '문화·먹거리' 앞세워 매장 1층 개편





[기사 전문]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생존 전략 모색에 나선 백화점들이 '1층 = 화장품' 공식을 깨고 점포별로 고객들이 선호하는 상품군을 입점시켜 주목받고 있다.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백화점 매장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닌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중소형 점포를 중심으로 1층에 테마형 전문관을 도입하거나, 판매 공간 일부를 문화·먹거리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복합 쇼핑 공간으로 바꿔 차별화에 나선다.


지난해 11월 강남점에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더 콘란샵'을 오픈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곳에는 덴마크 가구 '칼 한센'과 미국 가구 '놀' 등 세계적 유명 가구 브랜드를 비롯해 덴마크 조명 '루이스 폴센', 프랑스 오디오 브랜드 '라부아뜨'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입점돼 있다.


지난해 6월 김포공항점에 아시아 최초로 '쥬라기 월드 특별전'을 진행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김포공항점에는 특별전이 진행된 4개월 간 20만 명 가량이 방문했고, 신규 고객 유입률은 타 점포 대비 25%p 이상 높았다.


또 본점을 시작으로 잠실점, 부산본점 등 전국 주요 점포는 화장품 대신 '명품'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매장으로 1층을 개편하고 있다. 이는 오는 2021년 오픈 예정인 동탄점에도 적용된다. 본점 2층과 5층도 여성용 명품과 남성용 명품 매장으로 바꿔 젊은 명품족 유혹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 신촌점, 미아점, 목동점, 중동점 등 점포 리뉴얼 작업과 함께 브랜드와 인테리어를 각각 상권에 맞게 새롭게 단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천호점 1층에 이탈리안 캐주얼 레스토랑 '라그릴리아'와 커피전문점 '커피앳웍스' 등이 입점된 '더라운지'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정문 바로 옆으로 영업면적만 약 300㎡(90평)에 달하며, 1층 영업면적의 8분의 1에 해당하는 공간이 식당가로 변신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1층에는 고객들이 쇼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리창을 없애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통유리창을 설치했다"며 "1층에 통유리를 설치한 것만으로도 고객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0일 영등포점 리빙관 1층과 리빙관·패션관 지하 1층에 식품관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다년간 영등포점에 방문하는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신선식품이 가장 높은 매출 연계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8년 영등포점의 생활장르와 신선식품장르의 매출연계율은 56%에 달했다. 이는 생활장르에서 구매한 고객 10명 중 약 6명이 신선식품을 동시에 구매했다는 뜻이다.


이에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총 2개층으로 구성한 1천400평 규모의 식품 전문관을 오픈했다. 영등포점은 작년 10월 건물 전체를 '생활전문관'으로 꾸미는 파격적인 시도를 한 데 이어 이번에는 백화점 1층을 과감하게 푸드마켓(슈퍼)으로 구성했다. 백화점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1층에 식품관을 선보이는 것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기 힘든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에 오픈한 리빙관 1층 푸드마켓은 과일, 채소 ,수산, 정육, 글로서리는 물론 기존에 없던 베이커리와 카페까지 총망라했다. 백화점의 얼굴인 1층에 고객이 처음 들어섰을 때 눈이 즐겁고 화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끔 풍성한 진열에 신경썼다.


또 기존 식품매장의 패킹 상품 진열이 아닌 알록달록한 과일과 채소를 그대로 쌓아두는 일명 '벌크 진열'을 해 미국 홀푸드 마켓 등 해외 유명 시장 같은 역동성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입점 브랜드도 한층 업그레이드 했다. 수산 코너에서는 제주의 대표 해산물로 회·초밥을 만들어 판매하고 제주, 부산, 대천, 주문진 항에서 새벽경매를 마친 중매인이 직접 보내는 가장 신선한 수산물을 판매한다.


정육 코너에서는 지정목장한우, 무항생제 돈육 등 친환경 축산물 비중을 높였고 당일 들어온 과일로 만든 조각과일·과일주스·과일 아이스크림까지 만들어주는 프리미엄 과일 코너도 처음 마련했다.


양곡 코너에서는 마치 소믈리에처럼 고객의 취향에 맞는 쌀을 전문가가 추천해주고 신설된 가정간편식 코너에서는 에어프라이기에 최적화된 냉동 간편식과 TV 프로그램에 나온 유명 상품도 다양하게 판매한다.


이 외에도 부산 3대 빵집 '겐츠베이커리', 다양한 종류의 국산·수입 차 편집숍, 수제 치즈숍, 레트로 콘셉트의 욕실용품으로 구성된 라이프스타일 코너 등도 매장에 입점됐다. 한 층 아래인 지하 1층에는 1천100평 규모의 맛집 거리 '고메스트리트'도 마련됐다.





신세계가 이처럼 과감한 전략을 택한 이유는 생활전문관이라는 영등포점 리빙관의 특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또 신선식품이 주방 용품과의 매출 밀접성이 높게 나타난 것도 한 몫했다. 이를 고려해 지난 10월 오픈한 생활전문관은 1층 푸드마켓 바로 윗층인 2층을 각종 주방용품을 한데 모은 키친웨어 편집숍으로 배치해 시너지 효과를 꾀했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장은 "그동안 백화점 1층은 화려한 명품 또는 향수·화장품을 배치하고 고객들의 오감을 자극해 윗층의 의류 매장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며 "이와 다르게 이번에 푸드마켓이 들어선 영등포점 리빙관의 경우 1층을 제외한 건물 전체가 생활전문관이기 때문에 기존 방식으로는 층간 쇼핑 연계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등포점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기존의 틀을 깨는 매장 구성으로 업계와는 차별화를 이루고 고객들에게는 전에 없던 신선함을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 진행되는 리뉴얼에서도 짜임새 있는 구성과 상품을 통해 서남부상권 랜드마크 쇼핑센터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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