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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北지하시설 한 발이면 파괴···美 "저위력 전술핵 실전 배치" - 박휘락 칼럼

Jacob, Kim 2020. 2. 9. 21:03








2020년 2월 5일자





[기사 전문]





핵추진 전략잠수함에 지난해 12월 실전 배치

기존 히로시마 원폭보다 3분의 1 수준 폭발력

러시아는 물론, 북한과 이란에도 사용 가능성





미국 국방부가 전략잠수함에 전술핵 탄두를 탑재한 사실을 인정했다. 존 루드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4일(현지시간) 성명서를 통해 “미국은 W76-2 잠수함발사미사일(SLBM)용 저위력 핵탄두를 실전 배치했다”고 밝혔다. 루드 차관은 W76-2에 대한 제원이나 어떤 잠수함에 실었는지 등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한스 크리스텐슨 미국과학자연맹(FAS) 원자력정보사업 소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블로그에 “지난해 12월 조지아주 킹스베이 해군 잠수함 기지에서 신형 W76-2 핵탄두를 장착한 오하이오급 핵추진 전략잠수함인 테네시함(SSBN 734)이 출항했다”고 적었다. 크리스텐슨 소장은 “테네시함의 (UGM-133A 트라이던트 Ⅱ) SLBM 20발 중 1~2개의 핵탄두가 W76-2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W76-2는 미 해군의 SLBM용 핵탄두인 W76의 폭발력(90㏏)을 5㏏(1㏏은 TNT 1000t의 폭발력) 수준으로 줄이도록 개조한 것이다. 미국이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떨어뜨린 원자폭탄의 위력은 15㏏ 정도다. W76-2는 미 공군이 전투기나 폭격기에 다는 전술핵 폭탄인 B61(0.3~170㏏)의 최대 폭발력(170㏏)보다 약하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W76-2는 사실상 전술핵”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2018년 2월 핵 태세 검토 보고서(NPR)에서 “미국의 국지 핵 억제 능력이 약해졌기 때문에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오해를 막기 위해”라며 W76-2 같은 저위력 핵탄두의 개발을 예고했다. SLBM은 물론 장기적으론 BGM-109 토마호크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에도 이 탄두를 달 계획이다. 류성엽 전문연구위원은 “토마호크에 W76-2를 넣는다면 지난해 8월 미국이 탈퇴를 선언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W76-2의 주요 목표는 러시아다. 러시아가 미국의 폐기 발표 이전 INF를 교묘한 방법으로 어겼다는 게 미국의 인식이다. 크리스텐슨 소장은 “북한과 이란을 포함해 다른 적들에게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의 지하 시설을 파괴하는 데는 W76-2만큼 효과적인 무기가 없다. 북한은 6000개 이상의 지하 시설물을 구축했다. 593부대, 667부대, 744부대 등 땅굴을 전문적으로 파는 군부대도 갖고 있다. 핵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전략무기는 대부분 땅굴에 숨겨둔 것으로 추정된다.


류성엽 전문연구위원은 “W76-2는 벙커버스터나 GBU-43 공중폭발 대형폭탄(MOAB)보다 위력이 강하기 때문에 북한의 지하 시설을 파괴하는 데 한 발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원문보기: https://news.joins.com/article/23698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