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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포럼>國格국격도 갉아먹는 文정부 ‘북한 타령’

Jacob, Kim 2020. 3. 6. 22:49








2020년 2월 25일자





[칼럼 전문]





급 대 급 |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vs 홍 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강사 :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북한에 대해 아는 게 없으면서도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 자칭 지북파(知北派)라고 주장한다. 상대가 협상에서 한국말을 하고 얼굴 모습이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산주의 체제라는 본질을 망각한 처사다. 북한의 3대 세습 통치는 조족지혈의 한민족 유전자보다는 교조적인 마르크스주의와 김일성 주체사상으로 무장한 변종 체제다.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면서 무조건 들이대면 평양에서 환영할 것이라는 가정은 무지의 소산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입국 금지 국가로 지정되는 초유 상황에서도 당국은 남북 협력을 언급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시진핑 중국 주석과 통화에서 “남북 협력이 이뤄진다면 북·미 대화를 촉진하는 선순환이 될 것”이라 했고, “시 주석이 지지 의사를 표했다”고 청와대가 발표했다. ‘남북 협력’ 공감대는 구체적이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남북 철도 연결 및 북한 개별 관광 추진 등을 강조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이런 문제를 북한 측과 협의할 것임을 보고했다고 한다. 현 외교안보 라인들이 대북 올인 향북(向北) 정책을 코로나19의 창궐 상황에서도 고집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다.


첫째, 오판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원칙대로 작동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예외적으로 제재를 무력화하면 북한이 환영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둘째, 정치공학적 논리다. 4·15 총선을 앞두고 점차 경제 실정으로 인한 정권 심판론이 부상함에 따라 맥락이 맞지 않는 북한 변수를 끌어내는 전략이다. 하지만 당국의 전략은 유감스럽게도 상대가 호응해 오지 않아 성과를 거둘 것 같지는 않다.


북한의 코로나19 대책은 완전 폐쇄와 고립주의 고수다. 2003년 사스 사태 당시 남의 일처럼 객관적인 보도에 그치던 상황과 달리 2020년에는 북한도 연일 비상 경고등을 켜고 있다. 북한은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중앙과 도·시·군이 인적·물적 이동을 완전히 통제했다. 육·해·공 차원에서 중국과의 국경 차단은 기본이다. 평소 북·중 혈맹을 강조하지만, 감염병 확산 앞에서는 냉정하다. 지난해 950명의 외국인이 참가했던 3월 평양국제마라톤 행사도 취소했다. 진단 의료장비의 부재와 사회주의의 셀프 밀봉 시스템으로 북한의 공식적인 확진자 수는,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0’이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1월 하순 개성 남북협력사무소를 폐쇄하고 남측 인원의 철수를 요청했다. 서울은 베이징 못지않은 불순한 감염원이라는 냉철한 인식이다. 한국이 입국 금지 국가로 지정되는 작금의 현실에서 남북 철도 연결과 개별 관광을 추진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고슴도치 전략으로 지하로 잠행하는 평양 지도부를 향해 확진자가 급증하는 한국이 대북 교류협력을 제안하는 것은 상대의 조롱거리밖에 안 된다. 아마도 북측은 코로나19가 남측에서 공식적으로 종식된 이후에도 상당 기간 남측과의 접촉을 기피할 것이다.


지금은 공허한 남북 대화 추진보다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내치(內治)에 주력해야 할 시점이다. 초기부터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한 북한의 대응책을 벤치마킹해야 하는 사태에 직면했다. 전 세계에 ‘코리아 포비아’(한국 기피 현상)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북한은 잊어야 한다. 이스라엘에 도착한 국적 여객기가 입국 불허돼 회항하는 상황이다. 이러다간 평양보다 서울이 먼저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좌초되지 않을까 크게 우려된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원문보기: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002250107311100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