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 1945/21세기 미중러일 전쟁

[문화일보] <글로벌 포커스>美·中 힘겨루기 와중에… 보폭 넓히는 러시아

Jacob, Kim 2020. 4. 28. 20:47








2020년 4월 22일자





[기사 전문]





뉴욕·워싱턴 등 의약품 지원


이탈리아에 의료진 파견하고


남아공·에티오피아 협력 약속


내부는 코로나 절정… 여론 부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가 치열하게 전개되는 빈틈을 비집고 러시아가 각국에 지원을 확대하며 영향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2일 인공호흡기와 개인 보호장비를 담은 의약품을 미국 측에 제공했다. 전날 러시아의 AN-124 화물기가 뉴욕 존 F 케네디국제공항에 착륙하자 드미트리 폴랸스키 유엔주재 러시아 제1부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현재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는 뉴욕 시민들과 연대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측이 “미국의 역학 상황을 고려해 워싱턴에 지원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적 지원을 정중히 받아들였다는 점도 강조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3월 31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미국에 보낸 지원금의 절반은 미국 납세자들이, 절반은 러시아 국부펀드인 러시아직접투자기금(RDIF)이 부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지원 행보는 저개발·신흥국에도 계속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4월 초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를 만나 아프리카 지역의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3월 말 열린 주요 20개국(G20) 화상 정상회의에서도 푸틴 대통령은 아프리카를 돕기 위한 특별기금 설립을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아가 “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여러 지역 및 개별 국가의 조치에 대한 정기적인 교환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앞서 의료진을 이탈리아에 파견했다. 최근 유럽연합(EU)으로부터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세르비아에는 소독제 등을 지원하면서 행보를 넓히고 있다.


러시아 역시 나라 밖에서 힘을 자랑하는 사이 자국 내에선 당장 마스크 및 인공호흡기 부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21일 기준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는 4만7121명, 누적 사망자는 405명에 달한다. 러시아 내 코로나19 상황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와중에도 타국 지원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대외 영향력 확대 때문이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미국 및 유럽이 가하고 있는 대러 제재의 부당성을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한편, 중국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아프리카에서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놓고 CNN은 “푸틴 대통령이 값싼 방법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을 쌓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이 다시 한 번 ‘행동하는 사나이’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에서는 러시아가 지속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허위정보를 흘리며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를 비롯해 에볼라, 신종플루(H1N1)를 거쳐 최근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러시아 정부가 질병에 대한 허위정보를 확산시켜 전 세계에 유포하고 있다는 의혹이다. 크렘린궁발(發) 허위정보에 관한 저서 ‘아무것도 진실이 아니고 모든 것이 가능하다’의 저자인 피터 포메란체프는 러시아 당국의 허위정보 확산 의도와 관련,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교란하고 미국 정부기관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인식을 국제사회에 심는 게 최종 목표”라고 분석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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