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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특강] 대형 유통업체들 “불황 타개, 전문점으로 승부”

Jacob, Kim 2016. 12. 1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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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19일자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 영역 확대

 

롯데 엘큐브 2020년까지 100개 늘리기로

 

고객의 시간 잡기 위해 진열 줄이고 체험공간 늘려

 

 


[기사 전문]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하남 스타필드점. 이마트 제공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하남 스타필드점. 이마트 제공


 

지난 14일 낮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있는 이마트 일렉트로마트에 갔을 때 손님을 먼저 맞은 건 번개를 들고 있는 파란

‘쫄쫄이옷’의 ‘일렉트로맨’ 모형이었다. 일렉트로맨은 전국 일렉트로마트 입구마다 서 있는 고유의 캐릭터다.

 

일렉트로마트가 다른 전자제품 매장과 다른 건 캐릭터뿐이 아니다.

하이엔드 스피커, 드론 등 기존 전자제품 매장에서는 보기 힘들거나 ‘맛보기’ 정도로 전시된 제품들이 다양하고

스피커, 드론, 게임, 3D 프린터 등 체험공간이 많다.

 

전자제품과는 관련 없어 보이는 이발소와 맥주 파는 스낵바 등까지 갖추고 있다.

 

신규 출점 대신 공간 재활용으로

2015년 6월 일산에 처음 선보이며 올해까지 전국에 10개가 문을 연 일렉트로마트는 이마트가 신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 ‘전문점’ 
사업의 대표주자다. 이마트는 올해 들어 계속 하락하던 매출액이 3분기에 처음으로 플러스로 바뀐 것은 일렉트로마트 같은 전문점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마트와 백화점 등 대형유통매장이 정체를 넘어 마이너스 성장 우려까지 나오는 요즘 업계는 ‘전문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마트는 일렉트로마트에 이어 식품, 화장품, 장난감, 육아용품으로 전문점 확대에 나섰다.
최근에는 백화점까지 가세했다. 젊은 층을 겨냥한 미니백화점 ‘엘큐브’ 3호점을 최근 문 연 롯데백화점은 리빙, 남성 등으로 
분야를 확대해 2020년까지 10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대구점을 열면서 이마트의 일렉트로마트를 백화점 안으로 들여오고 글로벌 화장품 전문점 ‘세포라’를 떠오르게 
하는 전문점 ‘시코르’를 ‘숍 인 숍’ 형태로 오픈했다. 에이케이(AK)백화점 역시 엘큐브와 비슷한 콘셉트의 ‘오피셜 할리데이’와 
‘태그온’을 각각 서울 가로수길과 홍대앞에 선보였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전문점에 집중하는 이유는 매장 포화와 경기 불황, 지역 상권과의 마찰 등으로 더는 신규 점포 개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렉트로마트는 이마트의 기존 전자제품 매장을 리뉴얼해 문을 연다. 엘큐브는 젊은 층이 붐비는 상권

가운데 공실률이 큰 소규모 빌딩을 임대해 새로 꾸민다.

 

김형준 롯데백화점 엠디(MD) 전략부문 팀장은 “기존의 빌딩을 임대하면 신규 출점보다 투자비용이 낮아 불황기 신사업

전략으로 효율적”이라며 “젊은 층이 모이는 도심에 적당한 규모의 공실 빌딩을 찾는 작업이 까다로워 입지 개발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롯데는 한국보다 먼저 불황을 겪은 일본 백화점 이세탄의 신 유통 모델에 착안했다. 이세탄백화점은 2012년 전문점을 도입해 화장품, 패션, 잡화 등 9개 콘셉트의 전문점을 122개 운영하면서 전문점 매출만 3200억원대에 이른다.

엘큐브의 연간 매출은 100억원대로 기존 백화점에 비하면 작지만 100개로 늘어나면 규모의 운영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롯데백화점 엘큐브 이대점.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엘큐브 이대점. 롯데백화점 제공

 


고객의 지갑보다 시간을 잡아라

사실 전문점, 즉 카테고리 킬러 매장이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하이마트 등의 전자제품 양판점이나 롯데마트가 수입한 장난감 매장 
토이저러스, 이마트가 도입했던 스포츠빅텐도 전문점에 속한다.
하지만 최근 유통업체들이 내세우는 전문점은 제품의 종류와 수로 대결하는 1세대형 전문점과 뚜렷한 차이가 있다. 
1세대의 특징에 ‘체험’을 보탰다. 보탠 정도가 아니라 체험이 ‘주’다.
서종수 일렉트로마트 영등포점장은 “온라인의 가격경쟁력에 대응해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은 제품군의 깊이와 체험”이라며 
“한 예로 가격대가 있는 스피커 같은 제품은 직접 들어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청음을 비롯해 다양하고 편리한 체험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매출과 직결되지 않는 체험이나 휴식공간이 늘어나면 투자 대비 수익은 떨어지지 않을까.  점장은 “유통업계의 최근 관심사는 
객단가나 단위 면적당 매출보다 고객들의 체류 시간”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소비심리 분석가 파코 언더힐은 “고객이 매장에서 소비하는 비용은 매장에 머무는 시간과 비례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단순히 제품을 많이 파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머물게 하는 게 상품 배치의 제1 전략이다.
스타필드 하남의 육아용품매장 마리스베이비서클은 상품 진열공간을 대폭 줄이고 카시트 시연용 실제 차 모형,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 등을 채워넣어 체류시간을 갑절 넘게 늘렸다. 매출은 그 이상 뛰었다.
 
매출 상승은 해당 매장만의 일이 아니다. 
이마트는 지난해 6월 일산 이마트 타운에 일렉트로마트를 개장한 뒤 할인점(이마트)의 부진하던 방문 고객 수가 10% 넘게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상품 경쟁력을 세분화하고 집중한 각 전문점은 향후 이마트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상권이
맞는 곳에 적합한 전문점을 출점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쇼핑 공간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consumer/775067.html#csidxbff099e3d1c010f99b2a03a8f3ac63e

 

 

* 본 기사는 SBS CNBC 경제와이드 '모닝벨' 프로그램 코너 - 조간신문브리핑에서 언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