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18일자
[기사 전문]
세븐일레븐에 이어 CU도 시범운영…타 편의점은 도입 ‘검토 중’
가맹점 운영 효율 개선에 일조…부수적 매출 증대 효과에도 긍정적
편의점 업계에 ‘라스트오더’ 바람이 불고 있다. 대형마트, 슈퍼에서나 볼법한 ‘떨이 판매’가 편의점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라스트오더란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플랫폼을 말한다. 상품 재고 부담 및 처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편의점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에 이어 CU도 라스트오더를 도입한다. 서울 직영점 몇 곳을 ‘라스트오더’ 테스트 매장으로 선정, 이달 중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CU는 시범운영을 통해 불편 사항과 개선사항을 파악하고 보완한 뒤, 해당 서비스를 점차 전국 매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라스트오더 도입을 통해 제품을 폐기하는 것 보다 저렴하게라도 제품 판매를 하는 것이 편의점주 입장에서는 점포 운영에 도움이 되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좋다”면서 “도시락 등 제품을 픽업하러 온 고객이 컵라면을 산다든지 부수적인 매출 증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에서 라스트오더를 처음으로 도입한 곳은 세븐일레븐이다. 지난 2월 도입한 이후 운영 성과를 분석한 결과 시행 초기부터 여러 지표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라스토오더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앱스토어에서 라스트오더 어플을 설치한 뒤, 지역 설정 후 가까운 매장을 선택해 원하는 상품을 고르면 된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최대 30~40% 할인된 금액에 구입할수 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현재 전국 8000여 점포가 해당 서비스 이용에 가입했고, 그 중 4500여 점포에서 실질적인 판매가 일어나고 있다. 서비스 개시 50여일이 지난 현재 누적 판매량은 14만여개에 달했다. 라스트오더 서비스 운영을 통한 전체 폐기 절감액은 매가 기준으로 3억5000여만원을 기록했다.
현재는 도시락과 삼각김밥, 유음료 등 유통기한이 상대적으로 짧은 330여개 상품이 거래 대상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3월 적용 상품을 디저트와 냉장 상품 등으로 확대하고 향후 전체 식품으로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라스트오더 서비스는 가맹점의 점포 운영효율 개선에도 크게 일조하고 있다”며 “라스트오더 서비스 운영 상위 100개점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서비스 대상 상품군의 전체 발주가 전년 대비 21.8% 증가했고, 판매도 24.6% 성장하는 반면 폐기는 6.4%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백화점 식품관과 대형 할인매장 식품 코너 등에서 성행하던 ‘떨이 판매’가 편의점업계로까지 번진 이유는 재고처리에 원인이 있다. 과거 편의점에서 팔고 남은 재고는 본사와 가맹점이 일정 비율로 금액을 지불해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재고 처리 비용을 놓고 본사와 가맹점감 갈등이 끊이지 않았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의 경우 충분히 상품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폐기를 원칙으로 한다는 이유에서 가맹점의 부담이 상당했다.
때문에 발주를 제한하는 등 또 다른 단점을 낳으면서 편의점 본사에서는 전기료와 폐기물 처리 등 지원금 정책을 도입해 지원해 왔다.
라스트 오더는 다양한 장점을 갖는다. 재고 부담 축소는 상품 발주로 이어지고, 구색 강화 효과로 인해 판매량 상승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일부 미판매 상품이 발생하더라도 ‘라스트오더’ 서비스를 통해 폐기량을 줄일 수 있다. 발주와 판매는 늘고, 폐기는 줄어드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는 것이다.
여기에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음식물 처리) 최소화, 온·오프라인 플랫폼 연계 시너지 등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세븐일레븐과 CU외에도 GS25, 이마트24, 미니스톱 등도 라스트오더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라스트 오더 도입 전에는 아무래도 폐기에 대한 부담이 커서 점주들이 상품을 발주하고 싶어도 마음 놓고 발주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고, 실제로 팔고 남은 제품을 모두 폐기해야만 했다”면서 “라스트 오더 상품은 점주의 재량에 따라 남은 유통기한을 보고 유동적으로 할인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재고 관리가 한층 수월해졌다”고 설명했다.
데일리안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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