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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5월 더위' 유통업계, 보름 빠른 여름 마케팅 돌입...'보양식 여름옷 등 인기'

Jacob, Kim 2017. 5. 18. 22:43






2017년 5월 17일자






[기사 전문]




롯데마트에선 이달 들어 보양식 매출이 부쩍 늘었다. 보양식의 대표주자 '백숙용 닭' 매출은 이달 1~11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3% 증가했다. '백숙용 오리'는 같은 기간 26.3%, '낙지'는 23.7%, 장어의 경우 81.7%씩 매출이 늘었다.

대형마트 보양식 매출은 보통 6월 들어서야 늘어났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생긴 현상이다. 롯데마트는 5월부터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자 17일부터 전점에서 보양식 관련 먹거리 특별전을 열기로 했다.

변지현 롯데마트 마케팅전략팀장은 “이제 ‘5월부터 여름’이라 불러도 될 만큼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보양식 수요가 평소보다 일찍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여름옷, 초도 물량 동나…’10~15일 일찍 추가 주문’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5월 들어 서울 낮 최고 기온은 30.2도(3일)까지 올랐다. 5월 상순(1~10일) 기준으로 놓고 보면 1932년 이후 85년만에 가장 무더운 날씨다.

유통업계도 이른 여름맞이에 나섰다. 복날을 앞두고 열리던 보양식 특별전을 앞당겼을 뿐 아니라, 냉방 상품과 물놀이용 의류도 5월부터 판매대에 등장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여성의류 매장 기준 여름 상품 비중을 이달 들어 70%에서 많게는 80%까지 늘렸다. 예년 5월 초에는 봄 상품과 여름 상품 비중을 반반으로 맞췄지만, 올해는 민소매 원피스, 마 소재 블라우스, 반팔 티셔츠 등 한여름 상품을 제일 앞에 배치했다. 각 브랜드 마네킹은 트렌치코트와 재킷 등 봄 대표 상품을 벗고 롱 원피스, 블라우스로 갈아입었다.

백화점 의류 매장은 통상적으로 3월 말부터 들여오는 여름 상품 초도 물량을 5월 중순까지 판다. 날씨가 본격적으로 습해지는 6월을 앞두고서야 여름 물량을 늘린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4월 중순부터 기온이 높아지면서 신세계백화점 대부분 매장에서 여름 상품 초도 물량이 4월 말에 소진됐다. 기온이 오르기 시작한 4월 중순부터 황금 연휴가 끝난 9일까지 신세계백화점 패션 장르 매출은 여름 상품을 중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뛰었다. 초도 물량이 날개돋친 듯 팔리자 담당 상품 기획자(MD)들은 예년보다 약 10일에서 15일 일찍 추가 주문에 나섰다. 5월 중순 기준 일부 인기 상품은 벌써 세번째 추가 주문에 들어갔다.


신세계백화점은 시원한 옷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자 6월 첫주말쯤 시작하던 ‘쿨비즈룩’ 행사를 이달 12일부터 열기 시작했다. 쿨비즈는 시원하다는 영어 단어 쿨(Cool)과 비즈니스(Business)의 합성어로 시원한 비즈니스 복장을 말한다.


롯데마트 역시 래시가드와 냉감팬츠 같은 한여름 상품을 판매대에 내놨다. 래시가드(Rash guard)는 스판덱스·나일론·폴리에스터 등으로 만든 물놀이용 의류다. 기능성 소재를 사용한 냉감팬츠는 체감 온도를 낮춰주는 여름용 옷이다.



◆ ‘여름 대표상품’ 아이스크림, 얼음 판매량 2배 ‘껑충’


‘여름 상품’에 아이스크림과 얼음이 빠질 수 없다. GS25에 따르면 5월 1일부터 15일까지 컵에 담긴 얼음과 아이스크림의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두 배씩 늘었다. GS25의 편의점 커피 브랜드 '카페25' 아이스 커피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배 뛰었다.

이 밖에 대표적 여름 상품 자외선 차단제(120.7%)와 살충제(55.1%), 맥주(53.1%) 등의 매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롯데하이마트에서는 5월 들어 에어컨 매출이 1년 전보다 3.1배 증가했다. 지난해 폭염에 고생한 소비자들은 갑작스러운 더위가 찾아오자 '에어컨 설치대란'을 피해 서둘러 냉방기기를 장만하는 추세다.



예년보다 빨리 등장한 '야간 쇼핑족'을 겨냥한 유통채널들의 마케팅도 활발하다. 롯데슈퍼는 더위가 한풀 꺾이는 오후 8시 이후 쇼핑에 나서는 소비자를 위해 매일 오후 8시부터 냉장·냉동·면 상품을 최대 20% 할인 판매하는 '더(The) 야(夜)한장터' 타임세일을 지난 10일부터 시작했다.


온라인 쇼핑몰은 아직 본격적인 여름 특별전에 나서지 않았다. 7~8월 본격적인 무더위가 닥치면 집에 머무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어려움을 겪는 반면, 온라인 쇼핑몰은 그때부터 호황을 맞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연구소의 ‘2016년 8월 카드승인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유통업종에서 2016년 8월 기준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승인 금액은 각각 전년보다 2.1%, 0.5%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인터넷상거래 업종과 홈쇼핑의 승인 금액은 각각 32.6%, 59.4% 증가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투자전략팀장은 “더위는 일반적으로 생산과 소비 활동을 위축시키지만, 더위를 피하는 것과 관련된 일부 서비스업종 등에서는 매출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진우 기자 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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