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3일자
[기사 전문]
미중 대립이 격화되면서 미국이 경제전략을 재검토하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을 계기로 중국 의존의 리스크가 부각됐고 홍콩 자치권 소멸,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 등으로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강화되면서다.
미국은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공급망을 개조할 뿐만 아니라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신(新) 전략 산업분야에서 국제기준을 마련하는 등 중국을 겨냥한 중장기적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거점이자 거대시장으로 중국에 의존해온 기존의 국제경제 체제가 큰 전환기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니케이 등 외신에 따르면 미중 경제관계 악화의 계기가 된 가장 최근의 사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 무역적자를 이유로 추가 관세 카드를 꺼내든 것이었다. 이후 중국이 신성장 계획 ‘중국제조 2025’로 인공지능(AI)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세계질서 구축에 나서자 미국은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인식하게 된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며 군사기지화하는 움직임도 빨라지면서 미국은 중국의 기술굴기 대표주자인 화웨이 등에 제재를 가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 미국에선 경제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 의회 자문위원회인 미중 경제안보위원회는 지난 6월 24일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에 관한 중국의 시점’을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했다. 미 상원에서는 지난 7월 22일 ‘미중 경제경쟁 극복’을, 같은 달 30일에는 ‘중국의 도전 : 경쟁력을 쌓기 위한 미 경제정책 재조정’을 각각 주제로 공청회를 진행했다.
일련의 공청회 및 토론에서 주목되는 것은 중국과의 대립을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이었다. 7월 22일 공청회에서 공화당의 톰 코튼 상원의원은 “중국은 (미국의) 무서운 적대세력”이라며 “1980년대 소련의 경제는 미국경제의 40% 수준이었다. 1943년의 나치 독일과 일본의 경제규모도 미국의 40% 수준에 불과했다. 중국은 현재 미국 경제의 3분의 2 규모(약 67%)가 됐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국제정치학자인 월터 러셀 미드는 같은 공청회에서 “1970년대부터 80년대에 걸쳐 미국의 지도자들은 일본의 부상을 경계했다. 중국이 그때의 일본과 다른 점은 국제경제체제에서 발전하는 나라가 아니라 현재의 국제시스템과 세계질서에 대적하는 사회주의국가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제전략 재검토에서 단기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무역과 공급망이다. 미 싱크탱크 허드슨 연구소의 팀 모리슨 선임연구원은 7월 공청회에서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느슨한 수출관리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영국 싱크탱크인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5개국의 중국산 의존도를 조사한 결과, 희귀 금속류와 신기술 관련 물자 등 전략 물자에 중국 의존도가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 의존도의 위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투자협정 및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재점검하고, 대중국 의존도를 전략적으로 줄이기 위해 우방국과의 무역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이 같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이 “중국과의 무역불균형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바꾸는데 실패했으며, 오히려 미국 경제에 큰 고통을 주었다”(브루킹스연구소 등)는 지적과 “중국의 시장규모, 높은 노동생산성, 잘 갖춰진 인프라, 정교한 공급망 등을 감안할 때 중국을 쉽게 떠날 수는 없다”(시티그룹)는 현실적인 분석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원문보기: http://www.viva100.com/main/view.php?key=20200913010002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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