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유통업·신사업·물류/백화점종합

[한겨레] 2017년 유통가 온-오프라인 통합 향해 질주

Jacob, Kim 2017. 1. 4. 22:35



2017년 1월 4일자




롯데 스마트픽 서비스, 스마트 쇼퍼 등 확대

현대백화점 2019년까지 전국 매장 VR스토어로

다양한 채널 보유한 대기업 독과점 심화 우려도




[기사 전문]




롯데백화점 건물 20층. ‘옴니채널 티에프(TF)팀’이라고 프린트된 종이가 문 앞에 붙은 한 사무실을 빽빽이 채우고 있는 건 수십 대의 컴퓨터뿐이다. 올해 유통가의 변화는 넓고 화려한 쇼핑몰보다 이 컴퓨터에서 나올 공산이 크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신년사에도 언급했듯이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체들은 옴니채널(다양한 채널을 넘나들며 상품을 고르고 구매하는 방식)이나 오투오(O2O·Online to Offline) 등 온-오프라인 융합 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롯데다. 백화점뿐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전체 계열사 간의 옴니채널을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쇼핑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이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하고 퇴근길에 백화점이나 집 근처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받아갈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반품도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4000여개 점포에서 운영하는 이 서비스를 올해 1만개 이상 점포로 늘인다는 방침이다. 또 직원도 계산대도 없이 쇼핑하는 ‘아마존 고’와 유사한 ‘스마트 쇼퍼’ 서비스를 지난해 10월 분당점 식품매장에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단말기만 들고 상품의 바코드만 찍으면 집으로 제품을 배달해준다. 이달 말 쇼핑 관련 계열사들을 하나의 부문으로 묶는 조직 개편이 이뤄지면 그룹 내 모든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는 전략이 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에이케이(AK)플라자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상품을 확인해 교환·반품까지 가능한 ‘앤픽 서비스’를 도입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누리집에 브이아르(VR)스토어를 12개 입점했다. 매장을 360도로 움직여 보며 전시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제품을 클릭하면 구매 정보가 나온다. 중동점의 경우 5층 남성복 매장을 통째로 브이아르 스토어로 옮겼다. 현대백화점은 2019년까지 전국 점포의 모든 매장을 브아이르스토어로 옮긴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세계백화점은 남성편집맞춤숍 ‘앤드류앤레슬리’와 손잡고 지난해 11월부터 신세계몰에 오투오 서비스 ‘방문 맞춤 셔츠 전문관’을 만들었다. 온라인에서 디자인과 색상, 옷감을 골라 결제하면 사무실로 재단사가 찾아온다.


옴니채널 강화로 유통산업의 대기업 독과점 구도가 심화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재섭 남서울대 교수는 지난달 말 토론회에서 “옴니채널 흐름과 함께 다양한 채널을 거느린 대기업의 시장지배력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공정거래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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