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삼기사

[머니투데이] '연이익 60조' 빛나는 지금, 표정 어두운 반·디

Jacob, Kim 2017. 10. 31. 15:34





* [방일삼] 업무 향만 잘 잡아주어도 30%가 수월해집니다.





2017년 10월 28일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역대 최대 호황 속 중국 '반도체굴기' 추격 등 불안요소 산재






[기사 전문]







"반도체는 알아서 잘하겠지 하는데 대단한 착각이고 오해다. 반도체시장 생리를 알면 그런 얘긴 절대 못한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이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업계에선 오히려 위기론이 나온다. 2~3년 전(2013년 하반기,14,15년, 중앙HTA 홈페이지 참조) 선제투자의 효과로 지금은 호황의 단맛을 누리지만 당장 1~2년 뒤를 자신하기 어렵다는 고민이 크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반도체 영업이익은 5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25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 11조원대의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도 4분기 4조원 안팎의 이익을 추가하면서 연간 영업이익 14조원을 겨냥한다.

국내 산업 역사상 단일업종에서 연간 영업이익 50조원을 돌파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 상대적으로 이윤이 큰 완제품도 아닌 부품산업에서 먼저 이런 기록을 쓰는 것도 이례적이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부문과 LG디스플레이까지 합하면 올해 반·디(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은 60조원까지 오른다.



실적 신기원의 주엔진은 수요 폭발이다. 국내 반도체산업의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점을 보이는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PC(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클라우드서비스 서버와 기업 데이터센터로 확대됐다. 기업 기반 수요는 가격이 오르더라도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공급 측면에서 미세공정이 고도화하면서 투자 규모가 늘어나는 데 비해 생산량 증가가 제한적인 탓도 크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50%에 육박하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 비결이 여기 있다. 시장에선 이런 현상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최근 호황을 발판으로 투자된 생산설비가 1~2년 뒤 가동에 들어갈 때도 업황이 우호적일 것이라고 낙관하는 이는 많지 않다. 글로벌 IT 자문기관 가트너는 글로벌 반도체시장 성장률이 올해 19%에서 내년 4% 수준으로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SK하이닉스의 사상 최대 실적 발표 이후 오히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각각 3%와 4% 가까이 떨어진 것도 이런 전망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에선 지금의 반도체시장 호황이 끝난 직후가 앞으로 당면할 최대 위기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용퇴사에서 "지금의 실적은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인식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불안을 키우는 것은 초격차 전략의 약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경쟁업체인 일본 도시바나 미국 웨스턴디지털을 압도하는 독보적 기술력으로 시장점유율을 유지했다. 이젠 차세대 메모리반도체를 두고 제조사간 기술 수준이 상향 평균화되는 추세다.

당장 내년부터 차세대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QLC(Quad Level Cell·현재 시장 주력제품인 TLC보다 데이터 용량을 30%가량 늘린 차세대 메모리) 양산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업계에서 국내 기업이 취약한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게 이 때문이다.



중국의 추격도 위협이다. 중국이 후베이성 무한에 건설 중인 국가메모리기지 1라인이 이르면 내년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막대한 자본력을 발판으로 반도체굴기를 내세운 중국이 5년 안에 삼성전자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전망을 무시하기 힘들다.

올 상반기까지 반도체와 더불어 성장세를 보인 디스플레이시장에도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중국의 BOE에 내줬다. BOE가 8.5세대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하면서 앞으로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지만 시간에 쫓긴다. 전체 매출에서 OLED 비중이 아직까지 10% 안팎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내심 정부의 규제 강화를 아쉬워하는 기색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신설 승인을 두고 기술유출을 우려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줄다리기 중이다.

정부의 R&D(연구개발) 지원 감소도 문제로 꼽힌다. 정부의 전자정보디바이스 사업 예산은 2014년 1073억원에서 지난해 549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깎였다. 신규 반도체 R&D 사업으로 분류될 수 있는 예산은 한 푼도 없다. 정부의 관심 저하가 고질적인 인력난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특혜 시비를 우려해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지원을 등한시하는 것은 한치 앞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며 "잘 나갈 때가 위기라는 말이 떠오르는 시기"라고 말했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원문보기: http://news.mt.co.kr/mtview.php?no=2017102716490588894&outlink=1&ref=http%3A%2F%2F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