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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정의 킥오프] ‘용두사미’ 서울 이랜드의 거듭되는 헛발질 <교훈자료>

Jacob, Kim 2018. 1. 27.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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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2차대전사] [2F-출하지원] 독일 제6군 연혁 .hwp






2017년 11월 20일자





[칼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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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랜드 그룹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룹을 대표해 나선 박성경 부회장은 서울 연고의 기업 구단 창단을 공식 발표했다. 시민구단과 군경팀만이 새로 창단하거나 참가하던 당시 K리그 분위기에서 20여년 만의 신생기업구단 서울 이랜드 FC의 탄생은 깜짝 놀랄 일이었다. 


소비재 중심 기업이기에 팬심을 잡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모았다. 창단 발표, K리그 챌린지 참가, 그리고 첫 시즌까지 서울 이랜드의 행보는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외국인 감독을 선임했고, 파격적인 디자인의 유니폼을 발표했다. 유명 선수 영입으로 눈길을 끌었다. 주민규라는 간판스타도 탄생했다. '레울파크'라는 이명을 붙인 홈 잠실종합운동장에는 모기업의 스타일 노하우가 투입됐다. 


창단 발표 후 3년 7개월이 지난 현재 서울 이랜드의 현실은 참담하다. 헛발질의 연속이다. 팀 성적은 매년 추락하고, 관중 수는 3년 연속 1천 명대다. 출발만 창대했지, 그 끝은 미약할 판이다.








17일 오전엔 보도자료를 통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한만진 대표이사와 김병수 감독이 동반 퇴진한다고 발표했다. 김병수 감독에 대해서는 자진 사임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김병수 감독은 10월 29일 홈에서 가진 부천FC와의 최종전이 끝난 뒤 다음 시즌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계약 기간은 2년이 더 남아 있었다. 한만진 전 대표이사는 시즌 중 인터뷰에서 김병수 감독에 대한 신뢰를 강조해왔던 터였다.


K리그에 참가한 세 번째 시즌 만에 서울 이랜드는 3명의 감독을 갈아치웠다. 모두 인내심이 없고, 근거가 부족한 의문투성이였다. 레니 감독은 시즌 중 계약 해지를 했다. 그 뒤를 이은 박건하 감독은 동계 훈련이 시작되고 물러났다. 무리수라는 평을 들어가며 박건하 감독을 물러나게 하고 앉힌 것이 대학 무대의 명장 김병수 감독이었다. 하지만 그도 한 시즌 만에 지휘봉을 놨다. 


성적과 타이밍은 다르지만, 감독을 물러나게 한 구단의 의지와 명분은 ‘승격을 위해’ 단 하나였다. 그룹은 승격 실패를 강하게 질책했고, 그때마다 구단은 감독을 교체했다. 최근 두 번의 감독 교체에 즈음해서는 대표이사도 떠났다. 투자에 대한 결과물이 없는 데 동반 책임을 물은 것이다.








하지만 서울 이랜드가 투자했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창단 과정 때뿐이다. 그 뒤에는 K리그 챌린지에서도 중위권 수준의 투자만 했다. 그나마도 창단 당시 투자 중 상당수는 홈구장 관중석, 청평 켄싱턴 리조트의 연습구장 등 시설과 인프라에 대한 것이었다.


이 투자는 헛돈을 쓴 셈이었다. 특히 서울 이랜드가 차별화된 팬 서비스 중 하나로 내세웠던 컨테이너 관중석은 2015시즌 중반 이후부터 자취를 감췄다. 현재 경기장에 남아 있는 이동식 가변 좌석과 함께 초기 창단 비용의 상당 부분을 투자했던 역작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은 구경도 할 수 없었다. 잠실종합운동장은 잦은 행사가 열리는 곳이다 보니 홈 경기 당일 외에는 설치 철거에 드는 인력과 비용이 많이 들었다. 이 부분이 감당이 안 되자 구단은 컨테이너 관중석 운영을 포기했다. 현재 시설은 잠실 인근 도로와 청평 등에 버려져 있는 상황이다.


K리그 챌린지 참가 첫 시즌에 승격하는 것은 서울 이랜드의 지상과제였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에서 수원FC에 패하며 2부 리그에 머물러야 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때부터 구단, 정확히는 그룹의 판단과 결정은 비이성적으로 흘러갔다. 레니 감독을 교체할 즈음 실패의 책임을 지고 김태완 단장도 함께 일선에서 물러났다. 김태완 단장은 창단 당시부터 구단의 계획을 세우고 레니 감독 영입을 주도한 인물이었지만 승격이 어려워지자 구단 운영의 중심에서 점점 멀어졌다. 이랜드 창단으로 축구와 연을 맺은 박상균 대표이사가 키를 잡았다.







그룹의 조급증과 구단의 일관성 없는 운영에 창단 당시 합류한 직원들도 2016시즌을 기점으로 계속 떠나갔다. 결국 박상균 대표이사도 물러났다. 현재 원년 프런트 중 팀에 남은 이는 팀장 2명뿐이다. 창단 때 세운 로드맵은 의미가 없어졌다. 승격이라는 목적지만 알 뿐 어떻게 가야 할지 길을 아는 이가 대부분 사라졌다. 그 뒤를 이어 부임한 한만진 대표이사는 변화를 시도했지만, 그마저 악수였다.


박건하 감독 교체가 그중 하나다. 2016시즌 중반 레니 감독을 대신해 부임한 박건하 감독은 23경기에서 11승 8무 4패로 선전했다. 부임 전에 잃은 승점을 만회하지 못해 결국 준플레이오프에 가지 못했지만 상당한 선전이었다. 팀 전력을 유지만 하면 다음 시즌에는 승격의 가능성을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 부임한 한만진 대표이사는 감독 교체를 선택했다. 


박건하 감독이 팀을 떠난 것은 2017년 1월 10일이었다. 팀의 남해 전지훈련이 시작된 지 이틀 뒤였다. 박건하 감독은 동계훈련을 준비하다가 합류하지 말고 대기하라는 구단의 얘기에 당황해하다 결국 계약 해지 합의서에 사인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새로 온 김병수 감독마저 힘들게 만든 선택이었다. 




당시 서울 이랜드는 연말에 2명의 외국인 선수 영입까지 발표하고 동계훈련을 시작한 상황이었다. 당연히 김병수 감독의 선택은 아니었다. 박건하 감독의 선택도 아니었다. 구단 내부에서 영입을 결정했다. 감독 교체 후 구단은 이런저런 사정을 이유로 발표한 외국인 선수 영입을 취소했다. 신임 감독의 스타일에 맞는 선수를 찾아야 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이미 다른 팀들이 스쿼드 구축을 마치고 시작한 상황에서 서울 이랜드가 데려올 수 있는 선수는 뻔했다. 


2017시즌 서울 이랜드의 성적은 7승 14무 15패로 K리그 챌린지 8위다. 김병수 감독이 대학 무대에서 보여줬던 명성을 생각하면 기대 이하다. 그러나 프로라는 무대는 감독 혼자서 성적을 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세계적인 명장들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려고 자진해서 약팀을 맡는 일은 없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에 부합하는 스쿼드 구성을 못 한 김병수 감독의 진짜 능력을 확인하려면 더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 


서울 이랜드는 자진 사임의 형태지만 사실상 김병수 감독을 경질했다. 괘씸죄에 가까웠다. 김병수 감독은 그룹에서 창단 원년처럼 적극적인 투자를 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룹 사정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건 뉴스를 통해 익히 알려진 일이다. 현실을 아는 감독은 구단에 단계적 리빌딩을 해법으로 내놨다. (올 겨울 김병수 감독의 축구에 적합한 선수를 비용이 그나마 적은 대학 무대를 중심으로 스카우트하고) 2018년 최소 4강 진입, 2019년 승격하겠다계획을 밝혔다. 







그때 그룹과 구단에서 돌아온 답은 2018년 승격이었다. 사정과 상황을 무시하고 오직 결과만 내라고 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구단은 대구FC와 경남FC의 승격 사례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번지수를 잘못 찾은 얘기다. 역대 승격팀 중 광주FC가 극도로 적은 예산에도 남기일 전 감독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합심해 기적을 이뤄냈다. 그나마도 김호남, 임선영, 여름 등 창단 당시 드래프트 우선 지명으로 데려온 선수들이 있어 가능했다. 지난 2년간 기업팀과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시민구단이 강등되면서 K리그 챌린지의 경쟁 수준은 한층 높아졌다. 


대구와 경남의 승격에는 최소한의 투자가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였다. 경남이 대표적 사례다. 조기호 대표이사는 선수단 운영에 대해서는 김종부 감독에게 전권을 맡기고, 후방에서 적극 지원했다.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인 김종부 축구는 말컹의 발굴, 베테랑의 견인, 주축들의 성장에 힘입어 결국 승격이라는 결실을 봤다. 대구는 조광래 대표이사라는 축구를 아는 최고 전문가가 있었다. 투자도, 신뢰도, 전문가도 없는 서울 이랜드가 비교할 대상은 아니다.


서울 이랜드가 승격을 위해 해야 할 선택은 둘 중 하나였다. 그룹을 설득해 투자를 끌고 오거나, 그게 안 되면 능력 있는 지도자에게 믿음을 줘야 했다. 그룹 사정상 전자가 충족되지 못한다면, 답은 후자였다. 자진 사임으로 포장하기 전 구단은 김병수 감독에게 기술 이사를 맡아 일선에서 빠지라고 했다. 김병수 감독은 거부했고, 팀을 떠났다. 







이제 서울 이랜드에는 마케팅도, 스타일도, 경기력도, 전문가도 없다. 어쨌든 승격을 해내야 한다는 목표와 악만 남았다. 전문가가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흉내 내기뿐이다. ‘감독을 바꾸면 뭔가 달라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 하나를 걸고 또 헛발질했다. 새로운 감독은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팀 사정이 어떻든 감독을 하고 싶은 축구인은 널렸다. 애석한 건 서울 이랜드는 이미 그런 감독들을 데려와 놓고도 스스로 처분했다는 점이다.


프로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축구가 우습게 여겨지는 시기지만 그 안에서 성적을 내는 건 쉽지 않다. 당장 서울 이랜드는 다음 시즌 잠실종합운동장 사용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지만 팀 내에서는 서울특별시 체육시설관리소 측과 접촉하고, 사용료 인하를 설득할 인물도 없어 전전긍긍이다. 거듭되는 감독 교체와 구단의 열악한 의지를 확인한 선수들은 떠날 것이다. 그나마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프런트의 젊은 직원들은 무슨 죄인가?





분명한 계획으로 이끌고 갈, 결과에 대해 책임질 리더가 없는 구단. 당면 과제를 해결할 전문가도 없는 구단. 돈은 썼는데 3년째 내라는 결과물은 내지 못했다. 이랜드 그룹이 그런 사업체를 어떻게 대했던가를 조금만 알아본다면 향후 서울 이랜드 FC의 운명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글=서호정

사진=프로축구연맹





기사제공 서호정 칼럼







원문보기: http://sports.news.naver.com/kfootball/news/read.nhn?oid=452&aid=0000000721&viewType=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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