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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계란값 급락에도 유통업체 가공란값은 그대로...소비자 불만 증폭

Jacob, Kim 2018. 4. 11. 11:13






2018년 4월 10일자





[기사 전문]




#사진설명=10일 서울 동작구의 한 마트. 일반 계란 한 판(30구) 가격이 2800원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오은선기자






10일 서울 동작구의 한 마트. 계란 30구 한 판이 28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유정란이나 동물복지 달걀 등 프리미엄란은 4000원~5000원대. 일반란 한 판에 만원 이상을 넘나들던 1년 전과 비교했을 때에 비해서도 50%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이날 마트에서 장을 보던 최정순씨(53)는 "얼마 전 편의점에서 산 훈제란은 한 개에 천원꼴이던데, 생란이 이렇게 싼줄 몰랐다"며 "이렇게 계란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게 제대로된 가격인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계란값이 폭락하고 있다. 계란 한 판 기준(30구) 가격은 평균 4000원대로, 10년만에 최저치다. 작년 초 1만원에 육박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 여전히 계란 수난시대…대형마트도 3000원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0일 계란(특란) 한 판 평균 소매가는 4072원으로 나타났다. 평년가격인 5907원 보다 45%가량 올랐고, 1년 전인 7479원 보다는 83%까지 오른 가격이다.

같은날 대형마트의 계란도 비슷하거나 더 저렴한 가격대를 보였다. 이마트의 계란 한 판은 대란 기준 3990원, 특란 기준 4290원이었다. 롯데마트의 특란 한 판도 4180원으로 평균 소매가를 웃돌았다.




이처럼 계란 값이 폭락한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양계농가에서 기르는 산란계(알 낳는 닭) 수가 급증하면서 공급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전국을 덮친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전체 산란계의 36%인 2517만마리가 살처분됐다. 동시에 계란값이 폭등하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선 양계농가에서 산란계 병아리 입식을 경쟁적으로 확대했다. 실제 국내 산란계 수는 지난해 4·4분기 기준 7271만마리로 같은해 1·4분기(5160만8000마리) 대비 40.9%(2110만2000마리)나 증가했다. 이례적으로 AI 피해가 거의 없었던 2010년(6169만1000마리)과 비교해도 17.9%(1101만9000마리)가 늘었다.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숫자다.




■ 가공란 가격은 왜?…"최저임금 등 가격상승 요인"



생란 값은 이렇게까지 하락한 반면 가공란 값은 다시 내려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초 AI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삶은계란과 맥반석 계란 등 익힌 계란을 포함하는 '가공란' 가격도 동시에 인상됐다. CU에서 판매되는 '행복 훈제달걀(2알 입)'은 기존 1500원에서 1800원으로 인상했고, 세양 구운란2입은 1400원에서 18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GS25는 가공란 제품인 '감동란(2알 입)'을 기존 1600원에서 1900원으로 인상했다. 가공란 한 알이 1000원에 육박한 셈이다.



계란이 생활에 밀접한 식품인만큼 소비자들은 폭락하는 계란값에도 그대로인 가공란 값이 답답하기만 하다. 대학생 이한솔씨(24)는 "계란값이 많이 내렸다고 봤는데 빵값이나 구운계란 등 가격은 그대로"라며 "계란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가격을 슬쩍 올리고 다시 내렸을땐 모른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조업체의 입장은 다르다. 삶은계란의 일종인 감동란을 제조하는 한 업체는 "우리도 가격을 내리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고 말했다. 이 제조업체 관계자는 "2016년 하반기 최악의 AI를 겪으면서 수급이 어려워져 2017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며 "가격을 다시 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사이 최저임금, 물류비, 원부자재 가격이 전부 조금씩 올라 협력업체들도 힘들어지면서 가격 인하는 힘들어진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AI 파동 당시 산란계와 산란종계는 50%이상 살처분됐다.




편의점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제조업체에서 가격을 올리니 유통업체는 그대로 팔 수 밖에 없다"면서도 "생산가격이 전반적으로 준 게 아니기 때문에 얼마 하지 않는 생란 원가가 내려갔다고 가공란 가격이 줄 순 없다"고 말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원문보기: http://www.fnnews.com/news/201804101506473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