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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르포] 롯데 신선품질혁신센터엔 ‘신선’이 있었다

Jacob, Kim 2018. 5. 9. 22:05





2018년 5월 9일자





-갓 따온 사과, 갓 버무린 불고기 그대로의 선도 유지
-3월 가동…원물 입고ㆍ생산ㆍ포장ㆍ출고까지 전과정
-CA저장고로 청과물 신선도 유지…센터도 최대 규모




[기사 전문]




[헤럴드경제(증평)=박로명 기자] 지난 8일 방문한 충북 증평의 롯데마트 신선품질혁신센터는 ‘거대한 냉장고’나 다름 없었다. 원물 입고부터 생산, 출고 때까지 상품별로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는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연면적 5만6198㎡의 공간은 용도에 따라 온도가 다르게 설정돼 있었다. 1~2층 미트센터의 입출고장 온도는 0도, 냉장 보관소와 해동고는 -2~5도, 가공장은 10도, 1~4층의 농산물 산지유통센터(APC)는 15도를 유지했다.




충북 증평의 롯데마트 신선품질혁신센터. 생산 라인의 작업자가 CA사과를 고무재질의 트레이로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마트]





돈육ㆍ양념육을 가공하는 1층 마트센터에 들어서자 바쁘게 돌아가는 생산라인이 보인다. 쇳소리를 내는 고속 슬라이서가 냉동 원육을 빠르게 절단한다. 얇게 썰린 원육은 다시 텀블러로 옮겨져 양념 소스와 버무려진다. 양념 소스는 롯데마트 셰프가 직접 개발한 것으로, 화학조미료를 줄이고 수삼, 골드키위, 대파, 양파 등 천연재료를 갈아넣어 감칠맛을 낸 것이다.

생산라인 작업자는 텀블러에서 교반된 양념육을 중량에 맞게 덜어냈다. 검정색 패키지에 담긴 양념육은 자동 라벨러를 통과해 진공 포장됐다. 포장 방식은 MAP(Modified Atmosphere Packaging)로, 용기 내부의 공기를 제거하고 산소와 이산화탄소, 질소를 채워넣어 식품 보존성을 강화시켰다.




이민규 신선품질혁신센터 설비 매니저는 “관리가 까다로운 육류, 특히 양념육을 취급하는 시설은 롯데 신선품질혁신센터가 유일하다”며 “과거에는 롯데마트가 복수의 업체로부터 양념육을 공급받았다면, 이제는 한 곳에서 양념육을 생산해 모든 점포에 공급하기 때문에 맛과 품질이 균일하다”고 했다. 현재 소불고기, 돼지불고기 등 하루에 1만여 팩의 양념육을 생산하고 있다. 고객 수요에 맞춰 연내 2배까지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다. 




APC의 핵심 시설은 3층에 위치한 5동의 기체제어(CA)저장고다. 유리 창문을 통해 CA저장고 안쪽을 들여다보니 4620개의 사과 박스가 마천루처럼 높이 쌓여있다. 입고일자는 11월, 출고 예정일은 6월이다. 수확된 지 반년이 지났지만 갓 딴 사과마냥 빨갛게 무르익었다.

청과물은 수확 후에도 호흡을 계속해 공기 중의 산소를 흡수하고 열을 발산한다. 이로 인해 사과의 표면 온도가 상승해 미생물이 증식한다. 연한 청과물은 쉽게 변패해 품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CA저장고는 산소와 질소 등의 농도를 조절해 상품의 품질 변화를 최소화한다.




이 매니저는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각각 3%로 조정하면 과육의 연화와 같은 노화현상을 지연시켜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며 “일반 저장고에 보관된 과일의 감모율(줄어들거나 닳는 비율)이 20~40%라면 CA저장고의 감모율은 5% 미만”이라고 했다. CA저장고는 다시 농산물에 따라 고습용과 저습용으로 나뉜다. 사과나 포도는 습도 95% 이상의 고습용 저장고에, 양파는 70~80%의 저습용에 보관한다.




CA저장고를 나온 사과는 과일작업장으로 향한다. 사과는 압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고무재질의 트레이에 올려진다. 자동 선별기는 사과의 당도, 중량, 착색 정도를 측정해 1등급부터 15등급까지 분류한다. 선별기는 기존 사양 기계와 비교했을때 처리 속도가 30% 가량 빨라 효율적이다. 선별된 과일은 다시 살균, 탈피, 포장 등의 전처리 과정을 거쳐 시중에 유통된다.

과일이 담긴 트레이는 ‘로봇팔’이라 불리는 팔렛타이저ㆍ디팔렛타이저가 운반한다. 사람 대신 무거운 짐을 옮겨 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로봇팔’이라 불리는 팔렛타이저ㆍ디팔렛타이저가 사람 대신 무거운 짐을 운반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마트]





신선품질혁신센터에서는 손질한 양파, 당근 등을 진공압착포장한 RTC(Ready To Cook) 상품도 생산하고 있다. 1인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손질채소, 조각과일 상품도 강화했다. 특히 조각 과일의 경우 갈변을 막기 위해 포장 전 비타민 용액을 표면에 입히는 과정을 추가해 선도 유지에 신경썼다. 조각 과일의 1~3월 매출은 전년대비 27.1% 신장했으며, 1인가구 매출비중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품목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배효권 신선품질혁신센터장은 “올해 3월부터 신선품질혁신센터를 가동하면서 롯데마트의 품질관리체계를 일원화할 수 있게 됐다”며 “과거에는 전국 농가에서 포장한 상품을 단순히 유통했다면, 이제는 원물 입고에서부터 선별ㆍ가공ㆍ포장ㆍ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롯데마트가 책임지고 있다”고 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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