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21일자
러 국방부 “추적·요격 불가능” 무인잠수정 공개
해저 1000m에서 최대 시속 185㎞로 이동
푸틴 대통령 “올 3월 실전 배치될 것”
미-소 냉전 같은 ‘핵경쟁’ 시대 회귀하는 듯
[기사 전문]
러시아가 대형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무인 원자력잠수정 ‘포세이돈’의 영상을 처음 공개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20일 공개한 28초 길이의 영상을 보면, 가장 먼저 ‘죽음의 무기’라 불리는 포세이돈으로 보이는 긴 원통 모양의 물체가 등장한다. 이후 잠수함 내에서 바쁘게 이동하는 승조원들 모습과 적외선 카메라와 수중 카메라를 통해 잠수함에서 포세이돈이 사출되는 순간의 모습이 이어진다. <에이피>(AP) 통신은 “러시아가 이번 실험이 이뤄진 장소와 시간에 관한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영상이 공개되기 직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발표한 연두교서에서 “올봄 포세이돈을 장착한 핵추진 잠수함을 처음 실전에 배치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포세이돈의 존재를 처음 공개한 것은 지난해 3월이다. 이후 서구 언론들은 포세이돈이 미-러 간 핵 균형을 뒤흔들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지금까지 러시아 당국이 밝힌 내용을 보면, 포세이돈의 사정거리는 1만㎞이고, 해저 1000m에서 최대 100노트(시속 185㎞)의 속력으로 이동할 수 있다. 또 앞부분에 100메가톤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이는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무려 5000배나 강력한 것이다.
포세이돈은 깊은 바닷속을 일반 잠수함이나 어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추적·요격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포세이돈이 실전 배치되면 미국 항공모함 전단이나 연안 도시들의 방어가 취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미국이 구축한 미사일방어(MD) 체계는 공중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만이 대상이어서, 해저로 이동하는 포세이돈 같은 ‘어뢰형 핵탄두’엔 속수무책이다.
한반도에선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북-미 간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미·러는 냉전 시대와 같은 살벌한 핵무기 경쟁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파기를 선언한 뒤 분위기는 더 험악해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말 초음속 탄도미사일인 ‘아방가르드’의 실전 배치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이날도 음속의 9배 속도를 낼 수 있는 지대함 크루즈미사일 ‘지르콘’, 핵추진 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 등의 개발 상황을 공개했다. 그러면서도 푸틴 대통령은 “우리가 미국 같은 글로벌 강국과 대립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타협을 촉구했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8830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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