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22일자
영국 “퀸 엘리자베스호, 미국과 공동 작전”
프 “‘샤를 드골호, 일본·인도와 합동 훈련”
유럽이 남중국해에 항모 전단 파견은 처음
중국 반발…34일간 실전 시뮬레이션 합동훈련
[기사 전문]
프랑스가 항공모함 전단을 오는 3월부터 다섯달 가량 인도양과 태평양 해역에 파견하고, 인도·일본 등과 합동 군사훈련도 할 예정이다.
프랑스 국방부는 21일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호와 구축함 3척, 잠수함 1척, 보급선 1척 등으로 구성된 항모 전단을 인도양과 태평양 해역에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이 22일 보도했다. 18개월간 수리와 정비를 마친 샤를 드골호는 작전 기간 중 사상 처음으로 일본 해상자위대와 합동 군사훈련을 벌이며, 이집트와 인도 해군과도 각각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샤를 드골호는 2015년 초부터 11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걸프만과 지중해 동부 시리아 연안 등지에서 함재기들을 출격시켜 이라크 북부의 이슬람국가(IS) 세력에 대한 공습 작전을 단행한 바 있다. 프랑스는 중국이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주장해왔지만, 실제로 해당 해역에서 원양 군사작전을 실시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엔에이치케이> 방송은 전했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영국이 스텔스 전투기 F-35를 탑재한 자국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를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를 비롯해 지중해와 중동 지역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빈 윌리엄스 영국 국방장관은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에서 한 연설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영국이 국제적 존재감을 강화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과 동맹국은 국익을 위해 ‘하드 파워’(군사력)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분쟁에 대한 영국의 군사력 개입 논란과 관련해 “국제위기 상황에서 행동하지 않으면 종종 엄청나게 비싼 대가를 치렀다”며 “서방은 다른 나라가 필요로 할 때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프랑스와 영국은 중국과 베트남이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인근의 남중국해가 공해라며 ‘항행의 자유’ 작전을 예고한 데 이어, 8월에는 실제로 영국이 수륙양용 공격함을 이 해역에 진입시킨 바 있다. 그러나 영국과 프랑스가 독자적으로 항공모함 전단을 남중국해에까지 파견해 작전을 펼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에서 러시아 다음의 양대 군사강국인 영국과 프랑스가 잇따라 항모 전단을 국제 분쟁해역에 파견하는 것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서방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결속력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는 반면 러시아와 중국이 군사력을 앞세워 적극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데 대한 위기감과 적극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서방의 이런 움직임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영국이 퀸 엘리자베스호의 남중국해 파견을 밝힌 지난주, 중국 정부는 주말에 열릴 예정이던 후춘화 중국 부총리와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의 고위급 무역협의를 전격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22일 정례 언론 브리핑에서 해먼드 장관의 방문을 환영할 것이라며 입장을 바꿨지만, 중국 쪽의 불편한 시각을 보여주기엔 충분했다.
앞서 중국인민해방군은 최근 남중국해와 서·중부 태평양 해상에서 34일간 20여 차례에 걸쳐 해군, 공군, 로켓군이 참가한 합동 군사훈련을 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1일 군사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남해함대는 성명에서, 미사일구축함 허페이, 미사일호위함 윈청, 중국 최대 상륙함인 창바이산, 종합보급함 훙후 등이 이번 훈련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남해함대는 특히 “이번 훈련은 실제 전시상황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사전 시나리오나 사전 통지 없이 이뤄졌으며, 모든 지휘 지침과 절차는 실제 전투 상황에 따라 하달됐다”고 밝혔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훈련을 통해 남중국해에서의 전시 지휘체제를 시험하고 이 지역의 미사일 방어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짚었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europe/88321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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