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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자료] "핵·경제 병진" 1년 전으로 시계 돌린 北

Jacob, Kim 2019. 5. 9. 21:29







2019년 5월 9일자





[기사 전문]





"불패 강국, 역사적 대업 성취할 것" 협상 교착 길어지자 核병진 재선언





북한이 1년여 만에 '핵·경제 병진 노선'을 부각하며 핵 보유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작년 4월 '병진 노선의 승리'를 선포했지만, 미·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병진'에 대한 언급이 사라졌다. 하지만 하노이 미·북 회담 결렬 이후 병진 노선을 또다시 부활시킨 것이다. 김정은이 핵·미사일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명확히 보여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핵·경제 병진' 다시 꺼내 든 北



북한 노동신문은 8일 사설에서 "(우리 공화국은) 적대 세력들과의 결사적인 대결 속에서 (핵·경제) 병진의 역사적 대업을 성취하고 평화로 향한 정세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불패의 강국"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3년간 우리 국가의 자주적 존엄과 전략적 지위가 최상의 경지에 올라섰다"며 "그 어떤 폭제와 광태도 단호히 제압·분쇄할 수 있는 자위적인 전쟁 억제력을 보유했다"고 했다. '전략적 지위', '자위적인 전쟁 억제력' 등은 '핵보유국'을 강조하는 표현들이다.

북한은 작년 4월 핵·경제 병진 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언하고 이른바 '경제 총력 노선'을 새롭게 채택했다. 이후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잇달아 열면서 '병진'이란 말은 쑥 들어갔다. 그러다 미·북 협상이 소강상태에 들어간 지난해 11월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연구소장이 조선중앙통신 논평에서 "미국이 태도 변화도 보이지 않은 채 오만하게 행동한다면 '병진'이라는 말이 다시 태어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병진 복귀'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지만, 공식 기구가 아닌 개인 명의의 논평으로 수위 조절을 했다.

이후 미·북 간 대화 기조가 살아나자 잠잠해졌다. 하지만 '하노이 노딜' 이후 협상이 교착되자 노골적으로 '병진 노선'을 선언한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최근 제국주의와의 결사적인 대결 속에서 병진의 역사적 대업을 성취하고 평화에로 향한 정세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우리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와 영향력은 날로 강화되고 있다"고 했다.




◇"北, 핵무기에 더욱 집착할 것"



미 국책연구기관에서도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7일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북한 내부 정치와 김정은의 핵무기'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제 지원을 받아들일 생각이 애초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프로그램은 김일성·김정일 시대를 거쳐 내려오는 유훈인 만큼 김정은이 이를 포기한다면 북한 내부에서 정통성에 도전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고스 국장은 "경제 발전을 원하지만 정작 (체제 동요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모순된 상황 때문에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는 더욱 핵무기에 집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트릭 매키천 윌슨센터 선임연구원도 "북한 정권이 핵 대신 경제 발전의 길을 실제로 택할지는 의문"이라며 "오히려 경제 발전 시도는 북한 정권의 정통성을 약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정은은 경제 발전을 통해 정통성을 확보하려 하지만 북한이 한국을 앞지를 수 없고, 대북 제재가 완화되더라도 인권 문제 등 현실적 한계 때문에 투자 유치도 어렵다는 것이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김경화 기자 peac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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