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1일자
[칼럼 전문]
美가 소련에 승리한 것처럼
군비경쟁으로 中제압 의도
한반도 전략핵 배치 가능성
이 핵으로 북핵과 딜 전략을
총선통해 국내합의 이뤄야
1958년 미국은 한반도에 전술핵을 배치한다. 그 전해인 1957년 소련이 스푸트니크 발사에 성공하자, 쇼크에 빠진 미국은 주한미군에 전술핵을 배치한다. 1991년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술핵을 철수한다. 바로 직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사회주의권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미국의 일방적 승리로 귀착된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소련을 의식해서 한국에다 전술핵을 배치할 필요가 없어졌다. 한국에 전술핵 배치와 철수는 철저히 미국의 전략에 따라 이루어졌다. 우리의 바람과 의지와는 무관한 것이었다.
최근 미국의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이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이 된 마당에 결국 ‘핵에는 핵’ 즉 ‘공포의 균형’ 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다는 논거다. 지금 미국과 북한 간에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믿는 이는 거의 없다. 미국도 시간만 끌고 있을 뿐, 결국 북한의 핵능력은 점차 강화될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북한의 ‘영원한 핵 인질’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리가 요구하면 미국이 다시 한반도에 전술핵을 갖다 놓을까? 당장 중국과 러시아가 격렬하게 반발할 것이다. 북한의 반발은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우리 내부에서 과연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를 두고 볼 것인가. 적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비책으로서 ‘사드 배치’도 아직 마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민간단체가 군 차량을 검문검색하며 사드 배치를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물며 전술핵이야.
그런데 상황이 묘하게 돌아간다. 그동안 우리 사회 일각에서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이야기하면 미국은 늘 같은 입장을 취해왔다. 미국의 핵우산을 믿어라,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로도 북한의 도발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다는 입장말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 국방대학에서 먼저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에 ‘NATO식 전술핵 운용’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의 신임 국방장관이 INF(중거리 미사일)의 동북아 배치를 두고 선제적으로 운을 뗀다.
왜 그럴까? 20세기 미국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서 중국과 손을 잡았다. 중국에 최혜국 대우를 해주면서 결국 소련을 무너뜨렸다. 그런데 21세기가 되면서 그동안 만만하게 봤던 중국이 신흥 강국으로 도전해오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발이 묶여 있는 동안 중국은 노골적으로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 속을 끓이던 미국에 행운이 다가왔다. 셰일혁명이다. 셰일가스로 세계 최대 원유생산국이 된 미국이 본격적으로 군기 잡기에 나섰다.
중국의 일대일로 도전에 무역전쟁으로 응수하면서 중국을 궁지로 몰아간다. 그것으로 부족하다. 과거 소련을 무너뜨릴 때의 경험, 즉 강력한 군비경쟁을 통해 상대를 말려 죽이려고 한다. 미국은 최근 1987년에 소련과 체결했던 INF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2022년까지 동북아에 사거리 2천500㎞ 내외의 중거리 핵미사일을 집중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그 주요 기지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만일 수 있다. 미국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INF 배치를 강요할 가능성이 크다.
천재일우의 기회다. 우리는 ‘이중결정전략’으로 북한을 압박할 수 있다. 즉 북한이 핵을 포기하라 그러면 우리도 전술핵을 철수시키겠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과 ‘공포의 핵 균형’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전략이다. 이미 1979~1987년 과거 서독이 소련을 상대로 벌였던 전략이다. 굉장히 실효성 있는 전략이다. 문제는 우리 내부의 합의를 어떻게 이루어 내느냐다.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전술핵 재배치를 총선의 공약으로 내걸고 국민들의 의사를 묻는 것이다. 이 또한 서독 슈미트 정부가 이미 해봤던 일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
원문보기: http://www.yeongnam.com/mnews/newsview.do?mode=newsView&newskey=20190821.0103008190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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