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10일자
[기사 전문]
‘내수절벽’에 몸살을 앓고 있는 유통업계가 일제히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소비심리가 가뜩이나 바닥을 기고 있는 상황에서 연중 최저 매출이 예상되는 4월을 어떻게든 잘 버텨내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10일 대형마트 업계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매년 4월은 보릿고개에 비견될 정도로 매출이 급격히 감소한다. 우선 매월 한두 차례는 있기 마련인 소비 촉진 이벤트가 4월에는 없다. 매년 1월 또는 2월의 설연휴와 2월의 졸업, 3월의 입학·신학기가 끝나면 4월은 유통업계 발굴 자체 행사를 제외하고 사실상 소비 유인이 전혀 없는 달이다. 가정의달인 5월로 넘어가면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으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여름에는 여름휴가, 가을에는 추석, 12월에는 크리스마스 특수가 있다.
게다가 벚꽃 개화철인 4월에는 야외활동량도 급격히 늘어나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실내 활동은 그만큼 줄어든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맞벌이 직장인들은 사실상 주말에만 장을 볼 수 있어 나들이를 겸해 쇼핑을 나온 부부들로 주말에는 매장이 북적인다”면서 “하지만 4월에는 주말에 벚꽃축제 등 나들이를 가는 사람들이 늘기 때문에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시간대별 주문 비중도 나들이객 증가 영향을 잘 보여준다. 1~4월 이마트몰 시간대별 주문량 구성비를 보면 4월은 오전 7~11시 주문 비중이 다른 달보다 더 가파르게 높아지다 11시(7.7%)에 일 최고점을 찍고 낮 12시부터는 급속하게 내려앉아 오후 내내 가장 낮은 비중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을 본 뒤, 오후에는 바깥 나들이를 가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유통업계의 4월 보릿고개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2015~2016년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의 월별 매출을 보면 매년 4월에 매출 규모가 가장 작았다. 지난해 이마트의 4월 매출은 1조20억원으로 가장 매출이 컸던 9월 1조3008억원과 비교하면 77% 수준에 그쳤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형마트들은 ‘자가 발전’ 이벤트로 고객들을 끌어모으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마트는 아예 ‘2017년 소비진작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내걸고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12일까지 전국 147개 이마트와 이마트몰에서 30여개 상품을 ‘1+1’ 혹은 ‘반값’ 판매 중이다. 온라인 마켓인 이마트몰은 10일부터 벚꽃시즌 절정기인 16일까지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벌인다. ‘오반장’(오늘만 반짝 장보기)과 ‘이얼싼’(이 얼마나 싼가)의 행사 물량을 평소보다 2배가량 늘리고, 할인율도 최대 60~70%까지 적용한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창립 기념 이벤트로 맞대응을 하고 있다. 지난달 창립 20주년을 맞아 ‘쇼핑하라 2017’이라는 대대적인 판촉행사에 나섰던 홈플러스는 고객 성원에 감사하다며 12일까지 창립 기념 ‘앵콜’ 행사를 벌이고 있다. 롯데의 경우 롯데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4월 한 달간 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등 그룹 유통계열사 14곳과 ‘그랜드 페스타’ 세일을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는 특히 창립 19주년 행사로 농축수산물을 대폭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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