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13일자
3월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 중
신규 취득한 경우는 14% 그쳐
기업들 인재육성 의지 실종에
구직자 비정규직으로 내몰려
[기사 전문]
지난 2월 서울 소재 대학을 졸업한 김모(27)씨는 최근 한 마케팅 업체에 들어가기 위해 면접을 봤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신입사원을 뽑는다고 해서 지원했는데 면접관으로부터 ‘경력도 없으면서 여기 왜 왔냐’는 핀잔을 들은 것이다. 김씨는 “대부분의 회사가 신입직원을 거의 뽑지 않고 일부가 뽑는다 해도 ‘경력 있는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다”며 “회사가 받아줘야 경력도 쌓는데 대학을 갓 졸업한 구직자들은 도대체 어디 가서 일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교육 등에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는 신입직보다 곧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1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취득자(취업자) 76만9,000명 가운데 신규 취득자(신입사원)는 10만8,000명(14.1%)에 불과했다. 반면 예전에 고용보험에 가입한 이력이 있는 경력 취득자(경력직원)는 66만1,000명(85.9%)에 달했다. 취업에 성공한 10명 가운데 불과 1~2명만 신입직원이었던 셈이다.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정도가 점점 더 커지는 경향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경력 취득자 수를 신규 취득자 수로 나눈 배율은 3월 기준으로 2014년 4.5배에서 2015년 5.1배, 2016년 5.6배, 올해 6.1배로 해마다 커지고 있다. 양현수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경력/신규 취득자 배율이 산출을 시작한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며 “추이를 볼 때 앞으로도 배율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분위기 역시 심상치 않다. 최근 취업포털 사람인이 올해 상반기 신입직 채용계획이 있는 기업 321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45.8%가 ‘신입 대신 경력 채용으로 대체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유는 ‘즉시 실무 투입 가능’ ‘신입직 채용 시 교육 시간 및 비용 부담’ ‘신입과 비교해 적은 인원으로 성과 창출 가능’ 등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이 생존과 이익 극대화를 위해 인재육성 의지마저 잃어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경향이 심해지면 고용시장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직자들이 경력을 쌓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일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리게 되면 비정규직·계약직 등 질 낮은 일자리의 대량 양산도 우려된다. 고용보험 기금 측면에서는 경력 취득자가 늘어나면 더 많은 실업급여를 지급해야 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이 인재양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경기가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이를 후순위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회사 입장에서 청년 신규 채용이 이익이 되도록 정부가 제도 모형을 만들어 기업의 인재양성기능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 출하지원 > 사원공고(경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지털타임스] 롯데 `정규직 전환` 선언… 유통가 변화 신호탄 되나 (0) | 2017.05.24 |
---|---|
[연합뉴스] [재공고] 하나원 '의사 뽑기 힘드네'…지원자 없어 의료차질 우려 (0) | 2017.05.02 |
[세계일보] "괜히 뽑았어"…채용 후회하는 직원은 당신? (0) | 2017.04.12 |
[아시아경제] 전경련, 허창수 회장 유임…오늘 정기총회서 확정(속보) (0) | 2017.02.25 |
[연합뉴스] 전경련 내일 예정대로 정기총회 연다…차기회장 발표 가능성 (0) | 2017.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