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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뉴스와 시각>文·트럼프가 깨는 동맹 신뢰

Jacob, Kim 2019. 10. 27. 02:04







2019년 10월 22일자





[칼럼 전문]






강사 : 김 석 워싱턴 특파원 (시사안보칼럼)





“시리아에서 미국 병력을 철수한 것은 심각한 전략적 실수” “쿠르드족을 버리는 것은 미국 역사에서 매우 어두운 순간”.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을 촉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문제를 강력히 비난한 이 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속된 공화당 의원들이 쏟아낸 것이다. 그것도 공화당 의회 사령탑인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와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유타) 상원의원과 같은 중진들이 내놓은 비판이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대통령직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비판한 데 이어 휴전합의에도 터키 제재 법안을 예정대로 상원에 발의했다. 공화당뿐 아니라 미 정치권과 전문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동맹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랴부랴 대터키 경제 제재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 터키 급파, 시리아 철수 미군 역내 재배치 등 수습책을 쏟아낸 것도 오피니언 리더인 이들 정치권과 전문가들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까스로 5일간의 휴전협정을 끌어냈지만, 오피니언 리더들의 평가는 여전히 차갑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이 동맹국으로서 미국의 신뢰를 깎아 결국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 이후 세계 곳곳에서 미국을 동맹으로 믿을 수 있느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미 정치권은 정권 여부를 떠나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을 동맹으로서 신뢰할 수 없는 나라로 만드는 상황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나선 것이다.

한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 이후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지만,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비판적인 미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서 한국은 이미 동맹으로서 신뢰도가 낮은 국가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한국이 6·25전쟁 혈맹인 미국과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하고 있다는 평가는 미국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 고착된 상태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이 9월 4일 미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 청문회에서 “한국은 일본과는 크게 다른 역사적·지정학적 위치에 있으며, 중국은 한국을 미국에서 떨어져 나갈 가장 큰 후보로 보고 있다”고 한 말은 이런 평가를 방증하고도 남는다.

북한 도발에 대응할 한·미·일 3각 공조의 핵심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한국 정부가 종료하기로 결정한 이후 동맹국 한국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16일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청문회에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동맹국이 우리의 집단적이고 전략적인 이해에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믿는다”고 한국에 경고음을 보냈다. 한국이 미국과 멀어질 때 미소 지을 나라는 협상 테이블 뒤에 숨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에 열을 올리는 북한과 그 동맹국이다.






[김 석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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