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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30t 이틀만에 완판…'못난이 감자' 흥행의 이면

Jacob, Kim 2019. 12. 18. 23:54







2019년 12월 15일자





[기사 전문]





- 백종원 요청에 정용진 화답…'못난이 감자' 이마트서 판매
- 감자, 재배면적 늘고 대풍에 1년 만에 가격 반토막
- "상품도 제값을 못받는데 못난이 감자까지 풀리면…" 농가 시름 커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부탁으로 구매한

강원도 ‘못난이 감자’가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만남이 연일 화제다. 상품가치가 없어 폐기되는 일명 ‘못난이 감자’ 30t이 이마트에서 완판되면서다.

문제는 이러한 방식이 일회성 해결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정확한 수요예측 없이 감자가 과잉생산되면서 감자가격은 반토막 난 상황이다. 또 지속적으로 못난이 감자가 시장에 나올 경우 정상품 가격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감자(상품) 도매가는 ㎏당 1120원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 가격은 2366원으로 현재 감자가격은 반 토막 이하까지 내려간 셈이다. 평년 가격(1741원)과 비교해도 30% 이상 저렴하다.

올해 감자 가격이 폭락한 것은 지나치게 작황이 좋았기 때문이다. 대표 감자 생산지인 영서 지방은 대형 태풍들이 비껴갔다. 여기에 감자 재배면적까지 늘어 생산량이 증가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고랭지감자 생산량은 전년 대비 52.1% 증가한 13만9676t이다. 재배면적은 3844㏊다. 지난해 출하기 가격 강세로 직전년도보다 11% 확대됐다. 고랭지감자 뿐만 아니라 봄감자, 가을감자와 제주 겨울감자의 재배면적까지 합치면 2만6000㏊ 달한다.




가격이 내려가자 감자 농가에선 가격이 오를 때를 기다리며 3개월 이상 출하를 미뤘지만, 좀처럼 오를 기미가 안 보인다. 오히려 저장 기간이 오래되면 상품성이 떨어져 제값을 받기가 더 어려워지는 구조다.

상품성이 좋은 감자도 반값에 팔리는 상황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못난이 감자는 아예 상품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폐기되는 것.

그러던 중 백종원 대표가 SBS 예능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에 출연해 감자 농가를 방문했다. 해당 농가엔 30t에 달하는 못난이 감자가 창고에 있었다. 해결방법을 모색하던 백 대표는 정용진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마트가 이를 전량 매입했다.




(자료=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이마트는 지난 13일부터 못난이 감자를 900g당 780원에 판매했다. 어려운 농가를 돕는다는 취지에 공감한 소비자들이 사가면서 못난이 감자는 판매 시작 이틀 만에 완판 됐다. 정 부회장 역시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못난이 감자로 만든 감자 옹심이 사진을 올리면서 소비를 독려했다.

다만, 이 같은 방법은 일회성 해결책에 불과하다. 근본적으로 감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수요 예측에 따른 생산량 조절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당장 내년 봄감자 재배량은 늘어날 전망이다.




농업관측본부 조사결과 내년 시설 봄감자 재배의향면적은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7.2%, 평년 대비 77.2% 증가한 2621㏊ 수준으로 집계됐다. 노지 봄감자의 경우 수익성 저하에도 불구하고 재배의향면적(1만7866㏊)이 전년 대비 1.6% 줄어드는 것에 그쳤다.

아울러 이번처럼 지속적으로 못난이 감자가 시장에 나오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못난이 감자가 저렴한 대체품 역할을 해 정상품 가격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자신을 감자 농민이라고 밝힌 한 시청자는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에 “하나라도 더 상품으로 만들려고 남들보다 밭을 더 갈고 퇴비도 신경 쓰고 온도도, 수분도 신경써왔다. 이런 과정은 감자의 모양을 고르게 만들고 표면의 갈라짐을 방지한다”며 “그만큼 생산비용을 남들보다 더 들여 농가는 부지런하게 상품을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못난이 감자가 대형마트에 풀리면 농산물시장에서 상품은 자연스레 경매가격이 떨어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성웅 (saint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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