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 1945/통일과 현대의 독일

[부산일보사] 실패에도 주저앉지 않고 성장 이룬 독일의 힘

Jacob, Kim 2020. 1. 13. 00:26







2019년 11월 7일자





[기사 전문]





독일 현대사/디트릭 올로








우리나라 정치인들이나 학자들이 보이는 독일에 관한 관심은 매우 높다. 한반도처럼 분단을 겪고서도 무사히 통일을 이뤘고, 탄탄한 사회복지 제도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디트릭 올로의 〈독일 현대사〉는 이러한 점을 잘 정리된 서가를 연상할 정도로 상세하게 다룬 저서이다. 차례와 내용을 훑어만 봐도 미국의 많은 대학이 이 책을 독일사 분야 교재로 채택하고 있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독일제국 수립부터 현재까지 다뤄

통일·세계대전 등 주요 사건 담아




〈독일 현대사〉는 1871년 독일 제국 수립부터 지금까지를 다룬 방대한 저서이다. 각각 두 번에 걸친 통일과 세계대전 등으로 독일이 지구촌을 뒤흔든 주요 사건들을 만날 수 있다. 또 비스마르크, 힌덴부르크, 히틀러 , 토마스 만, 호네커, 권터 그라스, 메르켈 등 다채로운 빛을 발했던 인물들이 펼쳐 보이는 장면은 흥미진진한 파노라마나 다름없다.




우선 1990년 독일 통일의 모습은 우리 같은 분단국가 국민에게 커다란 감동을 안긴다. 사회 안전망이 잘 갖춰진 복지제도 역시 부의 양극화로 고민 중인 한국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울러 2019년 지금 한국 사회가 진통을 겪고 있는 ‘광장 정치’의 이면을 짐작해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치를 더 높인다. 독일 바이마르공화국 후기에 일어난 극심한 혼란상은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장의 대립’을 떠올리게 만든다. 정치적 이해에 따라 갈린 대규모 군중이 세 대결을 하는 현상은 의회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이 의문은 〈독일 현대사〉를 읽으며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1차 대전의 패망 속에서 탄생한 독일 바이마르공화국은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다원주의를 심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후 나치가 발흥했고, 2차 대전과 홀로코스트로 이어지고 말았다. 사회 구성원이 냉철하게 현실을 살피지 않고, 이상주의에 매몰되면 자칫 엉뚱한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 사회가 비록 실패하더라도 주저앉지 않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 더해 그 실패의 길로 아예 접어들지 않는 방법도 찾아야 할 것이다. 디트릭 올로 지음/문수현 번역/미지북스/852쪽/3만 8000원.





이준영 선임기자 gapi@







원문보기: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9110718222681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