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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이스트메드 가스관 건설 본격화… 유럽 에너지 전쟁 시작됐다

Jacob, Kim 2020. 1. 13. 01:03







2020년 1월 2일자





[기사 전문]









이스라엘·그리스·키프로스

오늘 ‘이스트메드’ 협약 서명

러~터키 ‘투르크 스트림’ 견제

이면엔 美-러 패권 다툼 내재

이스트메드 사업 후원나선 美

‘투르크스트림’공사기업 제재





이스라엘의 해상 가스전의 석유를 유럽으로 수송하는 ‘이스트메드’(Eastmed) 가스관 건설이 본격화된다. 이 사업은 미국이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가 주도해온 기존 가스관 건설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 ‘투르크 스트림’에 맞대응하는 성격이 강하다. 본질적으로 미·러의 패권다툼이 내재해 있다는 평가다. 유럽국가들의 경제적 이해관계까지 얽혀 있어 미·러·유럽의 3자 간 갈등이 증폭될 수 있는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리스 카티메리니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디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2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이스트메드 가스관을 위한 정부 간 협약(IGA)을 체결한다. IGA에 실질적으로 서명하는 주체는 코치스 하치다키스 그리스 에너지환경장관, 유발 스타이니츠 이스라엘 에너지장관, 조르고스 라코트리피스 키프로스 에너지장관이지만 각국 최고수반이 직접 참석할 정도로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스트메드 건설 사업은 이스라엘 레비아단 해상 가스전에서 키프로스를 거쳐 그리스 본토까지 이어지는 약 2000㎞의 가스관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약 70억 달러(약 8조1300억 원)를 투입한다. 완공 시 연간 120억㎥의 천연가스를 운반할 수 있다. 그리스 에너지부에 따르면, 이 가스관은 크레타 섬, 펠로폰네소스 지역, 그리스 서부 등 현재 국가 가스망이 접근하지 못하는 지역에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스트메드 건설 사업은 유럽 지역에 가스를 공급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러시아와 최근 공공연히 친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터키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로 그리스를 넘어 전 유럽은 물론, 미국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006년 이후 네 차례에 걸쳐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을 잠가 유럽의 에너지 수급을 곤경에 빠뜨리는 실력행사를 한 바 있다. 터키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면서 러시아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인 S-400 도입을 선언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이스트메드 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며 이를 후원해왔다. 지난해 3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그리스·이스라엘·키프로스 3개국 고위 인사들이 사업 추진에 합의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또 지난해 12월 20일에 미국은 러시아에서 독일로 천연가스를 보내는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2’ 공사에 참여하겠다는 기업을 제재하겠다고 밝히면서 러시아 및 독일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터키를 통해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투르크 스트림’ 공사에 참가한 선박에 대한 제재를 함께 발표하며 터키를 견제하고 나섰다.

반면 그리스에서 추가 가스관 연장을 통해 자국으로 직접 천연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는 이탈리아는 이스트메드 건설을 환영하고 나섰다. 스테파노 파투아넬리 이탈리아 경제개발부 장관은 1일 하치다키스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이스트메드 건설 사업이 성공할 것을 기원하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이탈리아는 이번 사업을 전면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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