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기사, 사실은/안보강사란

[고시위크] [세상의 창] 2020년 1월에 - 정승열 법무사

Jacob, Kim 2020. 1. 24. 23:21









2020년 1월 9일자





[칼럼 전문]





강사 : 정승열 법무사 (시사안보칼럼)






2020년 새해가 밝았다. 붉고 둥근 해가 아니라 미세먼지가 잔뜩 낀 하늘에 희멀건한 해는 활력이 없어 보인다. 한반도를 둘러싼 대내외 상황도 새해 첫날의 태양과 마찬가지 같다. 촛불집회로 집권한 현 정부는 2년 반 동안 적폐청산 기치 아래 혁명적인 개혁을 진행해왔는데, 2019년 정기국회 종료 후 원 포인트 임시국회를 잇달아 열어 선거법, 공수처법 등 이른바 일련의 개혁입법을 통과시켰다.


들러리 야당과 함께 소집된 원 포인트 국회도 해외 토픽감인데, 새해 첫날 새벽 7시에는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감행하기도 했다. 집권 32개월 동안 국회의 인사 청문 보고서 없이 임명된 장관 숫자는 23명으로 늘었다. 이런 일들은 개혁을 저지하는 적폐세력들의 저항에 불가항력이라고 항변하겠지만, 현 정부의 중간심판격인 총선이 4월로 다가왔다. 


2018년 김정은의 신년사로 촉발된 한반도 해빙 무드는 두 차례 북미회담과 세 차례 남북회담이 열렸지만, 얻어진 결과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3년여에 걸친 동족상잔의 6.25를 휴전으로 마무리했지만, 그들의 사과나 반성도 없이 넙죽 받아들였다. 주적(主敵)의 개념조차 내던졌다. 주적이 없는 상태이니 나라를 지킬 필요성도 사라졌다고 판단해서인지 휴전선의 철책선을 걷어내고 GP도 철거했다. 또 병력도 크게 감축하자 당장 복무기간이 줄어들어 어리석은 젊은이들은 하루 앞의 운명을 알지 못하는 불나비처럼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북한의 ICBM 개발은 미국을 주적으로 본 것이라며, 북미 간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대통령의 인식이 그랬다.  


그런데 트럼프는 한국이 안보에 무임승차한다며 천문학적인 주둔비 부담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의 안보를 위해 세계 곳곳에 미군을 주둔시키면서도 마치 한국의 안보만을 위하여 미군이 주둔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미군이 언제부터 우리의 용병이 되었던가? 샤일록 같은 기업가 출신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이미 국제적 지도력을 상실하고, EU에서 독일과 프랑스로부터도 배척을 받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무한경쟁에 시달리면서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는 선거에 내세울 업적이 없어 안달하며 미사여구로 김정은을 어르고 있지만, 이미 핵무기를 가진 김정은이 호락호락 응할 리 없었다. 트럼프의 패를 읽고 있는 김정은은 느긋하다. 


이미 한계점에 부딪힌 북미대화에서 우리는 트럼프만 믿고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주적이 없으니 나라를 지켜주는 용병조차 필요하지 않다는 것인지 알 수 어렵다. 북미 어느 일방으로부터도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문 대통령이 북미대화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 자가 있다면, 그가 바로 가장 어리석은 인간이다. 물론 4월 총선을 앞두고 김정은이 정부여당을 도우려고 또다시 ICBM 실험을 할지 아니면 보다 고도화된 SLBM을 발사함으로써 트럼프의 코를 더욱 납작하게 만들고 대화의 주도권을 장악하려 나설는지 알 수 없다. 북한은 이미 수중 바지선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었기에 어쩌면 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SLBM)을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1월 3일 미 국방부는 이라크를 기습 공격하여 이란혁명수비대 사령관 솔레이마니가 탄 호송차량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TV는 “솔레이마니가 바그다드공항 인근에서 미국 드론의 공격을 받고 순교했다”라고 보도했는데, 공습 장소가 이란이 아니라 이라크이다. 미국은 기습공격 직후 750명 이상의 특수부대원을 바그다드에 증파하여 바그다드의 주미대사관 경계에 나섰다고 한다. 미국은 오랫동안 이란의 팔레비 왕조(Pahlavi)와 우호 관계를 유지했으나, 1977년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가 몰락하고 호메이니가 등장하면서 사이가 나빠졌다.  


이란은 오바마 행정부와 핵 협정을 맺었으나 이란이 지난해 일방적으로 폐기해버리자 미국이 경제제재를 계속하는 상황에서 미군 무인기가 중동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격추되기도 했다. 이제 이라크 영토에서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가 두 달째 미군시설 폭격과 대사관 피습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의 군부 지도자를 살해함으로써 중동 화약고가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사실 미국의 기습공격은 답보상태에 빠진 북한의 김정은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도 되겠지만, 다른 한편 중동 문제가 점점 악화 되어 미국이 그쪽에 빠져들수록 북한 문제에 소홀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국내외적인 상황에서 우리는 미국의 핵우산이나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에 좌고우면하지 말아야 한다. 서울시에서는 1977년 이란 테헤란시와 자매 결연을 맺으면서 강남역 사거리부터 삼성동의 삼성교까지 3.7㎞를 테헤란로라고 명명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고, 호르므즈 해협을 지킨다는 왕건함 파견 문제부터 재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 또, 차제에 주적 개념을 확립하여 자주국방을 위한 핵무장을 할 필요가 있다. 핵개발 선언으로 북한에 경고하고, 미국의 우월주의를 잠재울 처방이 필요한 시기이다. 최소한 800km로 제한된 미사일 사정거리도 무제한으로 넓혀야 할 것이다. 







원문보기: http://www.gosiweek.com/10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