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일자
매각 점포수 최소화하면서 1조원 맞춰
"투자자 협의 통해 결정…점포 정리 없어"
[기사 전문]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이마트가 지난해 매각한 13개 점포 가운데 11곳이 수도권 점포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각 점포의 85%가 수도권에 집중된 셈이다.
자산 유통화를 통해 실탄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가격이 비싼 수도권 점포를 매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이마트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마트가 매각한 점포는 Δ일산점 Δ산본점 Δ천호점 Δ동인천점 Δ수원점 Δ구미점 Δ양주점 Δ반야월점 Δ검단점 Δ평촌점 Δ수색점 Δ포천점 Δ진접점이다. 구미와 반야월점을 제외하면 11곳이 수도권인 셈이다.
이마트는 전국 13개 점포를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 back) 방식으로 매각해 9525억원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수도권 건물은 지방과 비교해 시세가 높아 상대적으로 높은 금액으로 매각할 수 있다. 이마트는 점포 매각 숫자를 최소화하면서 더 많은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마트는 점포 매각으로 현금및현금성자산 6809억원을 확보했다. 전년(2836억원) 대비 약 4000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수도권엔 점포가 몰려 있는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대형마트 3사 모두 국내 인구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에 매장을 집중하고 있어서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모두 수도권에 63개 점포를 두고 있다. 전체 점포의 절반 수준이다. 이마트는 경쟁사보다 많은 91곳(트레이더스 포함)이 수도권에서 영업 중이다. 고객이 분산된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생기는 이유다. 온라인에 뺏긴 수요를 더하면 위기감은 한층 커진다.
서울권을 보면 이마트 천호점은 인근 명일점과 3㎞ 떨어져 있다. 수색점 역시 전국 매출 1위로 알려진 은평점과 인접해 있다. 경기도 평촌점 역시 과천점과 4㎞를 두고 있다. 안양점과는 2.5㎞ 거리다. 매각한 산본점과도 이들 매장과 가깝다. 대형마트를 자가로 이용하는 고객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복 점포는 분명한 사실이다.
결국 건물 자체의 미래 가치가 떨어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형마트 업종 특성상 건물 용도 변경엔 상당한 대가가 따르기 때문이다.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동일한 목적으로 건물을 인수할 상대자를 찾기가 앞으로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 가격 하락 전 높은 금액으로 수도권 점포를 처분해 현금을 챙기는 것이 유리하다.
일부에선 이마트 점포 정리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매각 일부가 인접한 점포를 두고 있어 중복 출점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장기 임차(10년)로 당장 운영이 중단될 가능성은 적다. 지난해 문을 닫은 광주 상무점은 임차, 부산 서부산점은 이마트 소유 건물이다.
이마트는 대규모 점포 정리 계획은 없다고 했다. 지난해 기존점 30% 이상을 새롭게 꾸며 온라인 공세에 대응하는 전략이다. 올해 마곡지구 부지를 매각해 8158억원 실탄도 마련했다.
다만 과거에 없던 임대료 부담은 숙제다. 국제회계기준 변경으로 리스는 곧바로 부채로 인식한다. 이마트 지난해 리스부채는 4393억원이다. 리스부채가 앞으로 지불하는 임대료를 현재가로 할인한 만큼 이마트가 부담하는 리스료는 불어난다. 세일앤리스백을 단순히 자산 유동화라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해석할 수 없는 이유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각 점포 선정은 투자자와 협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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